반면, 매출액은 전년대비 증가했다.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은 그만큼 실속없는 장사를 했다는 의미다. 특히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국내 판매 감소가 현대차 영업이익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매출은 늘었지만…
현대차는 23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작년 매출액이 연결기준 전년대비 3.4% 증가한 87조30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5% 감소한 8조3155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익도 0.7% 줄어든 8조9935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는 전년대비 7.3% 늘어난 473만2366대였다. 해외 생산·판매가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의 작년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16.5% 증가한 291만2221대였다.

하지만 국내 판매는 전년대비 4.0%, 국내 생산·수출도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탓에 전체 실적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원화 강세와 더불어 엔화 약세까지 더해진 환율 변동도 실적에 부담이 됐다. 환율 변동을 틈탄 수입차의 공세에 내수 시장을 빼앗긴 탓이 크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작년 영업이익률도 전년대비 0.5%포인트 낮아진 9.5%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및 연결법인 증가 효과 등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3.4% 증가했다"며 "반면, 내수 시장 부진과 국내공장 생산 차질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며 영업이익이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 "아! 내수 시장"
작년 현대차 실적에서 가장 뼈아픈 부분은 내수 시장 판매 부진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내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작년 한 해만큼은 현대차 스스로도 위기로 느낄만큼 내수에서의 부진은 심각했다.
한·EU FTA와 엔저에 힘입은 수입차들의 공세는 대단했다. 파격적인 가격할인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이는 곧 수입차 판매 확대로 이어졌다. 수입차는 작년 전년대비 19.6% 증가한 15만6497대를 판매했다. 수입차 개방 이후 사상 최대치다.

수입차 판매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차가 내수 시장을 빼앗겼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작년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4.0% 감소한 64만698대를 판매했다. 최근 3년간 현대차의 내수 판매 대수 중 최저치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국내 생산·수출 117만9447대와 해외 생산·판매 291만2221대 등 전년대비 9.3% 증가한 총 409만1668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해외 생산·판매 비중은 61.5%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 경기 부진 속에 불리하게 작용한 환율 여건, 국내공장 생산 차질 등이 내수 판매 감소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 내실에 집중..내수 판매 늘린다
현대차는 작년 해외 시장에서 선전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21.2% 판매가 늘었다. 미국도 2.5%, 터키와 브라질 등 기타 지역에서도 5.6% 성장했다. 하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고전했다. 현대차의 작년 유럽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8.8% 줄었다.
유럽 지역의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수요 부진이 계속 이어진 탓이다. 현대차는 올해 유럽 시장에 대해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올해 현대차의 판매 목표는 전년대비 3.6% 늘어난 490만대다. 국내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2.9% 증가한 187만2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해외공장 생산·판매 목표는 전년대비 4.0% 늘어난 302만8000대다.

현대차는 내수 판매 목표를 높게 잡았다. 빼앗긴 내수 시장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 판매를 전년대비 6.4% 늘어난 68만2000대로 설정했다. 반면, 국내 생산·수출은 1.0% 증가한 119만대다.
해외는 터키 시장의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 터키 시장 판매 목표는 전년대비 92.3% 증가한 20만대다. 중국은 4.8%, 기타 시장은 1.7% 높여잡았다.
반면, 인도와 미국 시장에서는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올해 인도 시장 판매목표는 전년대비 5.2% 줄어든 60만대, 미국은 2.3% 감소한 39만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