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방계家]<29>파파존스①코오롱 이웅열 회장 처갓집의 ‘애환’

  • 2014.03.17(월) 11:00

서병식 前 동남갈포공업 회장…서창희 이사장 부친
1960~70년대 벽지시장 풍미…中 공세 등으로 쇠락

세상 일에 무심한 듯 집안에만 들어앉아 있던 재벌가 안방마님들이 바깥 출입을 한 지는 꽤 됐다. 그룹이나 계열사의 공식 명함을 들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가 하면 사회봉사나 문화·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안주인들은 요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코오롱그룹 재단법인 ‘꽃과어린왕자’의 서창희(54) 이사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화여대 불문학을 전공한 서 이사장은 이대 동문인 이웅열(58) 코오롱그룹 회장의 큰누나 이경숙씨의 소개로 이 회장을 만나 1983년 여름, 당시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유학중이던 이 회장과 결혼했다. 그 뿐이었다. 그도 다른 재벌가 며느리와 다름없이 조용히 집에서 남편 내조와 자녀 교육에 충실했다.

▲ 재단법인 꽃과어린왕자 서창희 이사장

그러던 그가 2000년 6월 코오롱그룹 임직원 부인들이 창단한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의 총단장을 맡으며 서서히 외부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시아버지 이동찬(92)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02년에 설립한 어린이 장학재단 ‘꽃과어린왕자’의 이사장까지 맡았다.

현재 이 명예회장은 자신의 호 ‘우정(牛汀)’을 따 만든 ‘우정선행상’을 운영하는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사회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는 그가 다섯 딸들은 제쳐두고 아들에 이어(이웅열 회장도 2004~2007년 꽃과어린왕자의 이사장을 역임했다.) 며느리에게 오운문화재단과 함께 대표적 코오롱그룹 사회공헌 재단의 운영을 맡겼다는 것은 며느리에 대한 신뢰를 엿보게 한다.

베일에 가린 내조자에서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활동파로 변신한 서 이사장의 행보 만큼이나 드라마틱한 반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바로 그의 친정의 존재감이다. 한마디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기업가의 삶을 보여준다. 기업의 성장과 쇠락,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을 모두 담고 있다.

서 이사장의 부친은 서병식(86) 전 동남갈포공업 회장이다. 황해도 연백 출신으로 동국대 경제학과를 나온 그는 1962년 6월 동남갈포공업을 창업해 벽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창업 때부터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고급벽지 생산에 주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칡넝쿨로 만든 갈포벽지가 1960~1970년대에 외국으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서 회장은 산업계에서 일약 주목을 받았다. 1970년대 후반에는 수출액이 연간 1000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계속 탄탄대로를 달릴 것만 같았던 동남갈포공업은 그러나 서서히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자체 브랜드없이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외국 유명 벽지회사에 공급해왔던 이 회사는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시달렸다.

2000년대 들어 부실은 극에 달했다. 매출 30억~50억원 남짓에 적자가 계속되며 2002년말에 이르러 총자산 39억원에 결손금은 153억원이 쌓여있었다. 자본금을 모두 까먹고 오랫동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던 동남갈포공업은 2009년 1월 그렇게 간판을 내렸다.
 
‘경영자 DNA’를 물려받은 2세가 가고 있는 길도 결코 녹록하지만은 않다. 흥신, 다아이에스, 한국파파존스, 리타산업, 그린파크 등. 이 기업들을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하게 엮고 있는 것은 서병식 전 회장의 장남 서창우(56) 한국파파존스 회장의 애환과 그칠 줄 모르는 집념이다.


▲ 2000년 6월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 창단식에서 케이크 케팅을 하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부부(가운데).

 

 [관련기사]

 [방계家]<29>파파존스②처남 서창우 회장의 피자 도전기

 [방계家]<29>파파존스③음양으로…이웅열 회장의 후원

 [방계家]<29>파파존스④강남 알짜 빌딩 소유한 재력가 집안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