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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평판]④LG전자 "경영진, 주인의식 없다"

  • 2014.05.12(월) 10:05

CEO 지지율 64%..경쟁사 중 최저

 

파란 눈에 비친 LG전자는 어떤 모습일까?

 

LG전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직원들은 경영진에 대해 '무기력하고 무능하다'며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직원에 대해서도 '비전 없는 회사에서 갈 곳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브랜드파워와 학습을 장려하는 회사 분위기에 대해선 높이 평가했다.

 

◇ CEO 지지율 '바닥'

 

지난 9일 기준 글래스도어에 오른 LG전자 리뷰 229개의 평점은 3.2(5.0 만점)로, 전세계 30만 개 기업 평균 수준이다. ‘글래스도어’(www.glassdoor.com)는 기업에 대한 리뷰와 평점을 확인할 수 있는 미국의 취업정보 사이트다. 현직이나 전직 직원들이 솔직한 리뷰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뷰의 5개 평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보상과 복지’ 부문(3.2점)이다. 일과 삶의 균형, 상사(관리자) 점수는 2.7점으로 가장 낮았다. 만족과 불만족의 경계에 서 있는 셈이다. 5.0은 ‘매우 만족’, 3.0은 ‘괜찮다’, 1.0은 ‘매우 불만족’을 의미한다.

 

CEO(구본준)에 대한 지지율은 64%에 그쳤다. 레노버(86%), 소니(76%), 화웨이(71%), 도시바(70%), 삼성전자(69%) 등 경쟁사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 "교육 프로그램 많다"

 

LG전자는 직원들에게 ‘따뜻한 배움터’로 통한다. 서울 본사에서 일했다는 선임 엔지니어는 “더 나은 직장을 만들고자 동료들이 서로를 돕고 격려한다”고 말했다. ‘멘토’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회사에서 배우고 일하기를 장려하기 때문에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외국인 직원들은 LG전자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높게 평가했다. 현재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는 직원은 “LG전자 브랜드는 아프리카에서 미국까지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본사에서 일하는 공급 체인 담당 매니저는 “IT관련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업무에 있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평했다.

 

◇ "똑똑한 직원 승진 못한다"

 

외국인 직원들은 무기력한 경영진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 본사에서 일한다는 선임 엔지니어는 “경영진들이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이 없다. 마지못해 결정을 내리며 일하는 속도가 정말 느리다”고 비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의 한 직원은 “LG전자는 모든 직원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기업문화’나 ‘비전’이 없다. 직원들은 회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센티브와 승진 제도와 관련, “많은 직원들이 인센티브와 승진 방식에 의문을 갖고 있다” “똑똑하고 능력있는 직원들이 승진하지 못하며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실망한 이들은 결국 회사를 떠나고 만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군대 같은 직장 문화나 쓸데 없는 문서작업은 질타의 대상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영업 매니저는 “멍청한 군대 스타일(stupid military-style)의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매일 아침 직원들이 모여서 슬로건을 외친다. 단 1분도 지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직원들은 불필요한 문서작업과 보고를 부담스러워했다. “피드백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보고만 많이 하라고 시킨다” “비효율적인 문서 작업을 하느라 업무 시간 중 많은 부분을 낭비하고 있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세워야"

 

외국인 직원들은 인센티브 및 승진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LG전자 서울 본사에서 선임 연구 엔지니어로 일하는 한 직원은 “LG전자는 효율적인 인사평가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일 잘하는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실망하곤 한다”며 “인사평가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무능한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의 직원은 “현재 고위 경영진들은 사임해야 하며 더 능력있고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LG전자에서 일한다는 한 직원은 “고객은 안중에도 없고 사내 정치에만 몰두하는 ‘고루한 사람(dinosaurs)’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R&D 엔지니어는 “마케팅에 있어서 삼성에 뒤진다”고 말했다. 현재 고객관리 매니저로 일하는 직원은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난 제품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 글래스도어에 오른 직원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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