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사업구조 재편에 들어간 에버랜드는 상장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까지 내린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에버랜드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에버랜드의 성장 여부는 상장후 주가와 직결된다. 특히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패션과 리조트, 새 성장동력될까
에버랜드는 앞으로 패션과 리조트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리조트의 경우 호텔 신축 등을 통해 용인 일대를 종합휴양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패션사업은 핵심 육성사업인 패스트패션에 대한 과감한 공급망 투자를 단행하는 등 차별화된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최근 급성장중인 스포츠와 아웃도어 등 신규사업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 건설사업과 급식·식자재 유통사업은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건설부문은 연수원이나 호텔, 병원 등 특화시장 수주 확대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8월에는 베트남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현지에 진출하기도 했다.
자회사인 웰스토리를 통해 운영중인 급식·식자재사업 역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역시 중국이다. 에버랜드는 지난 2012년 중국 최대급식기업은 '홍준'과 합자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에버랜드의 기업가치가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다. 특히 에버랜드의 구상대로 종합휴양지 개발이 이뤄질 경우 보유한 자산가치는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기존 건물관리업을 넘기고, 패션사업을 받아온 형태의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지며 이같은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
◇ 바이오사업 주목?
자체 사업외에 에버랜드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바이오사업이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참여하고 있는 에버랜드의 지분율은 44.5%다.
에버랜드도 상장 발표 당시 "바이오로직스의 신기술 확보, 경영인프라 투자 등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오 분야는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했고, 바이오사업과 연관이 없었던 에버랜드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에버랜드가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고, 최대주주가 이재용 부회장인 만큼 향후 바이오사업의 성과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왔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오는 2020년 매출 1조8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이미 투자는 진행중이다.
현재 3만리터 수준인 1공장에 이어 내년이면 15만리터 용량의 송도공장이 완공된다. 약 7억달러 정도가 투자되는 공장이다. 생산량 기준으로 18만리터가 되면 삼성은 스위스 론자(24만 리터),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2만 리터)에 이어 세계 3위가 된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는 상태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등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바이오에피스에서 개발이 마무리되면 바이오로직스가 생산에 나서는 구조다.
현재 바이오로직스는 생산시설을 해외제약사 제품의 위탁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에피스에서 연구중인 제품들이 아직 제품화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화가 완료되고, 바이오로직스가 이를 생산해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만일 바이오사업에서 성과가 나온다면 에버랜드의 기업가치 역시 추가로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