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飛上 K5]③기아차를 구하라

  • 2015.07.24(금) 14:10

'신형 K5'로 실적·판매 확대 기대
RV에서 승용차으로 중심 이동

기아차가 야심작을 선보였다. 지난 2010년 돌풍을 일으켰던 중형 세단 K5의 2세대 모델이다. 신형 K5에는 기아차의 모든 기술력과 디자인 철학이 함축돼 있다. 그런 만큼 기대가 크다. 최근 고전하고 있는 기아차로서는 신형 K5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형 K5는 하반기 기아차의 성장을 이끌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지난 2010년 기아차 K5의 탄생에서부터 2세대 신형 K5의 출시까지의 과정과 그에 담긴 스토리, 향후 신형 K5의 역할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기아차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환율 악화, 신흥 시장 불안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그 탓에 작년 기아차의 실적은 급락했다. 올해도 작년과 다르지 않다. 한 지붕 아래에 있는 현대차와 같은 조건임에도 불구 해외 공장 부족 등으로 피해는 더 크다.

기아차는 2세대 K5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히트작이 절실하다. K5는 이미 지난 2010년 기아차의 실적을 견인했던 경험이 있다. 기아차는 2세대 K5를 통해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기아차가 2세대 K5에 전력투구하는 까닭이다.

◇ 성공해야 하는 이유

기아차는 작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환율 하락에 따른 후폭풍이 컸다. 작년 기아차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1% 감소한 47조9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 줄어든 2조5725억원이었다. 당기순익은 전년대비 21.6%나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2조4900억원을 기록한 이래 최저치였다. 4년만에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내려 앉은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5.5%로 전년대비 1.2%포인트 떨어졌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2012년을 기점으로 계속 내리막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기아차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5% 감소한 23조61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2.8% 감소한 1조1624억원이었다. 당기순익도 13.2% 줄어든 1조6497억원에 그쳤다. 환율 악화, 신흥 시장 불안 등 기아차를 둘러싼 불리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기아차 실적 부진은 히트작 부재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지난 2010년 1세대 K5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기아차의 실적은 급성장했다. 2010년 기아차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26.3%, 영업이익은 46.8% 증가했다. 판매량도 전년대비 22.6% 늘어났다. 'K5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1세대 K5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현재 기아차가 선보인 모델들은 대부분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델들이다. 그나마 작년에 출시한 '올 뉴 쏘렌토'와 '올 뉴 카니발' 정도가 신차다. 이 마저도 신차 효과는 끝난 상황이다.
 
2세대 K5는 기아차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모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핵심인 중형차급인 데다 1세대 K5의 성공으로 인지도도 높다.

◇ RV 위주 판매 패턴 바꾼다

지난 2009년 기아차의 내수 전체 판매 대수 중 RV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였다. 올해 상반기 기아차의 RV모델 판매 비중은 40%다. 5년만에 RV의 비중이 14%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09년 63%였던 승용모델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 47%로 낮아졌다.

당초 기아차는 승용모델 65%, RV모델 25%, 상용차 10% 정도의 구도로 가져가려했다. 비율은 그대로 가되 전체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레저붐이 불면서 RV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더불어 기아차는 승용모델에서 인기 모델을 내놓지 못했다. 기아차의 판매 중심은 자연스럽게 RV로 넘어갔다. 하지만 기아차는 승용 모델에서도 성공하기를 원했다. RV모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다.

기아차는 연말까지 2세대 K5의 판매목표를 4만6000대로 잡았다. 본격적으로 판매될 오는 8월을 기준으로 연말까지 월 9200대씩 판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국내 중형차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공격적인 목표다. 기아차는 하반기 준대형급인 '신형 K7'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2세대 K5를 시작으로 신형 K7까지 본격적으로 승용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 기아차는 올해 연말까지 신형 K5의 판매 목표를 4만6000대로 잡았다. 월 9200대씩 판매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기아차가 이처럼 공격적인 목표를 잡은 것은 신형 K5를 통해 중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동시에 기아차 전반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올해 상반기 기아차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1.2% 감소한 152만9441대를 기록했다. 내수가 전년대비 10.9% 증가하면서 그나마 판매 감소분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의 선전은 전적으로 RV 덕이었다. 2세대 K5를 계기로 RV로 쏠린 판매 비중을 승용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차가 2세대 K5에 큰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일 2세대 K5가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면 기아차는 RV에만 편중된 기형적 판매 구조를 상당 기간 가져갈 수밖에 없다. 현재 기아차의 세단 모델들은 대부분 노후화됐다. 반전을 가져올 모델은 오직 2세대 K5 뿐이다. 그런만큼 2세대 K5의 성공은 필수적이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신형 K5는 기아차 판매의 중심을 승용차로 옮길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모델"이라며 "신형 K5가 성공한다면 상반기 부진을 털고 올해 목표인 315만대 판매 달성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기아차 전반에 변화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넘어야 할 산은

다행히 분위기는 좋다. 2세대 K5의 사전 계약대수는 3주만에 8500대를 기록하는 등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상태다. 지난 2010년 1세대 K5의 사전계약대수 6000대를 넘어서는 수치다. 기아차로서는 기대감을 가질 만한 일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느냐다. 단적으로 작년에 출시한 현대차의 LF쏘나타도 본격 출시 직후 두 달 동안은 월 판매 1만대를 넘어섰지만 이후부터는 급감했다.

문제는 또 있다. 2세대 K5는 당장 수입차들과 경쟁해야 한다. 수입차 판매는 현재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27.1% 증가한 11만9832대가 판매됐다. 지난 6월 한달 간 판매대수는 수입차 개방 이후 월간 기준 최초로 2만대를 넘어섰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2세대 K5가 속해 있는 중형차급의 비중이다. 작년 수입차 전체 판매량에서 2000cc~3000cc급 중형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4.2%다. 2000cc급 미만 다음으로 많은 비중이다. 수압차 판매량에서 중형차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기아차는 신형 K5가 보유하고 있는 특유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수입차와 경쟁하겠다는 생각이다. 신형 K5의 경쟁 모델로 꼽히는 폭스바겐 파사트.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2세대 K5는 성공하기 어렵다. 현대차의 LF쏘나타도 수입차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며 급격하게 무너졌다. 당시 현대차도 지금의 기아차가 2세대 K5에 걸었던 기대에 못지 않게 LF소나타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수입차에게 시선을 빼앗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2세대 K5가 기존 국산차들과 차별점을 보이지 않는다면 제2의 LF쏘나타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가격과 성능, 각종 편의 및 안전 사양에서 수입차에 견줄만한 품질을 갖춰야 경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더 이상 가격 경쟁력만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기아차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2세대 K5가 갖춘 상품성과 디자인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기아차의 생각이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지난 3년 9개월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2세대 K5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