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파업여파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금호타이어가 한 분기 만에 이익을 실현했다. 다만 연간 실적으로는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금호타이어는 올해 사업에 대해선 희망을 품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타이어 원재료 가격이 하향 안정화됐고, 제품 생산 정상화로 악재들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오랜 숙원이던 미국 현지 생산공장이 준공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큰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현지 공장을 바탕으로 북미 타이어 시장 공략,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 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 영업이익, 반토막 났지만..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68억원, 매출액은 7833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450억원, 매출액 3조395억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58.1%, 11.6%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대비 반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금호타이어는 파업 여파로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인상 및 임금피크제 도입 반대를 요구하며 최장 기간 파업을 진행했다. 2014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실적 개선에 주력했지만 노조 파업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연간 영업이익의 급감도 3분기 실적 부진이 주 원인이다.
4분기에는 파업 여파에서 벗어나며 영업이익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저유가와 저금리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 자동차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이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수준으로 회복됐고, 중국에서 OE(신차용 타이어) 및 RE(교체용 타이어) 판매는 오히려 전년보다 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국내 시장 역시 생산공장 정상화로 RE 위주로 판매가 회복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4분기에는 국내공장 파업 영향에서 벗어나며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됐다”며 “소비자를 위한 공격적인 프로모션, 겨울용 타이어 예약판매 등 RE 판매량이 전년보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유지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는 4분기 공장 가동률 정상화를 통해 뚜렷한 이익개선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 북미시장 공략 본격화
금호타이어는 새롭게 준공되는 미국 조지아공장을 바탕으로 올해 북미시장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북미 지역은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공장은 금호타이어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사업이다. 이 공장은 2008년 착공에 들어갔지만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업이 미뤄졌고, 지난 2014년부터 공사가 재개됐다. 내달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하고 오는 5월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8년 만에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연간 3300만개 타이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연간 400만개 규모의 OE를 생산할 수 있는 조지아공장을 더하면 총 생산능력은 7000만개가 된다. 전체 생산규모에서 조지아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북미 시장 공략의 발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조지아공장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은 SUV나 대형차 수요가 많아 고인치 타이어 제품이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제품 마진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이서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조지아는 미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자동차 클러스터로 현지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OE 제품 공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면 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용 연구원은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공장 가동에 따른 북미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고, 미국내 판매망도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