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국제유가가 등락을 반복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브렉시트 진행 상황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원유시장에서의 수급 등 유가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당분간 보합권을 유지할 전망이다.
19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18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 당 45.2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각각 43.38달러, 46.9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인 지난달 24일, 평소보다 낙폭을 키우며 배럴당 1달러 이상 하락했다. 이후 보합세를 보이며 이달 초까지는 45달러선을 유지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유가는 영국 내에서도 브렉시트 반대 목소리가 커졌고, 영국이 EU를 탈퇴하기 위해선 정치적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점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우려로 영국 부동산펀드에서 투자자들의 환매가 몰리자(펀드런, Fund run) 6개 부동산펀드가 환매를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지난 8일 기준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이 전주보다 0.7% 하락하며 달러 가치가 상승하자 지난 11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41.97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당시 나이지리아와 노르웨이에서 발생했던 원유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 요인이 사라졌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량이 늘었다는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원유 재고량 감소와 주요 원유 생산지인 중동 지역에서의 이슈는 유가의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미국 주간 원유생산량은 전주보다 19.4만배럴(하루 기준) 줄어든 842만8000배럴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원유 재고는 같은 기간 220만 배럴 줄어든 5억2440만 배럴로 집계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라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와 미국 원유생산량 감소 소식이 유가의 하락 폭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유시장에선 브렉시트와 미국 셰일혁명, 중동지역 원유 공급량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정확한 유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유 시장에서 여러 요인이 결합돼 유가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당분간 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1.8원 떨어진 리터 당 1440.7원을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주의 경우, 리비아 석유 수출 증가 가능성 등으로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여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소폭 하락했다”며 “이로 인해 당분간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