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액화석유가스) 업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미세먼지가 크게 이슈화되면서 친환경 에너지원 중 하나인 LPG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LPG업계에 찾아온 기회를 진단해본다. [편집자]
LPG 업계가 불모지였던 선박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강화되는 선박 환경 규제에 부합하고, 저렴한 선박 건조 비용을 앞세워 선박 시장을 파고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11월 대한LPG협회와 GE(제너럴 일렉트릭)항공 마린 가스터빈 사업부는 LPG 추진 페리선 개발을 위한 다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극동선박설계와 E1, SK가스 등도 참여했다.
이 선박은 LPG를 원료로 GE 가스터빈 기반의 ‘COGES(가스터빈 및 스팀터빈을 조합한 복합발전 전기추진 방식) 시스템을 통해 선박에 동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올 4월 선박 설계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프랑스 선박성능 검증기관 뷰로 베리타스(Bureau Veritas) 주관으로 가스터빈 기반 추진시스템과 LPG 연료 공급 시스템 등 선박 설계 안전성도 확인했다.
향후에는 선급 기본 승인을 획득해 건조 계약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가게 된다. 건조가 완료된 후 본격적인 운항 시기는 2019년 정도로 예상된다.
LPG추진선은 강화되는 선박 환경 규제로 LNG추진선과 함께 주목받는 친환경 선박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작년 10월 열린 MEPC(해양환경보호위원회) 70차 회의에서 오는 2020년부터 선박에서 사용되는 연료유 속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기준을 강화했다.
또 미국의 셰일가스 증산으로 가스연료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LNG 및 LP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건조를 원하는 선주사들이 늘고 있는 배경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은 기존 선박에 비해 선가가 비싸지만 환경규제 장벽이 높아지고 있어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들이 늘고 있다”며 “강화된 규제를 맞추기 힘든 노후 선박들도 많아 당분간 친환경 선박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NG추진선은 LPG보다 연료비용이 좀 더 저렴하다. 또 물동량이 많아 이 중 일부 LNG를 운반하는 선박 연료로 사용하고자 하는 선주들의 요구로 먼저 기술개발이 이뤄졌고,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이로 인해 현재 친환경 선박 시장에선 LNG추진선이 주(主)를 이루고 있다.
LPG 업계는 선박 건조비용 등 경제적 측면에서 LPG추진선이 LNG선박보다 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가 직접 나서 LPG추진선을 개발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선박 건조비용이 LNG추진선의 3분의2 수준으로 저렴하다. LNG의 경우, 용이한 연료 운송을 위해 액화시키려면 영하 162℃의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고압·냉각탱크가 필요해 선박 건조비용을 증가시킨다. 이는 해상에서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때에도 높은 기술력과 비용을 요구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반면 LPG는 영하 55℃ 이하면 액화가 가능해 LNG추진선에 비해 저장탱크 제조 및 유지 보수 비용이 적고 관리 기술도 단순하다. 또 LPG는 글로벌 트레이딩 시장도 발달해 연료 확보가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전 세계 LNG 터미널 및 저장기지는 300여개, LPG는 1000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LPG업계 관계자는 “일본 최대 LPG 공급사인 아스토모스는 2020년까지 LPG 연료 추진선박 건조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LPG 선박엔진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GE항공과의 MOU를 통해 LPG추진선을 개발했고, 향후 이 시장이 성장하면 선박 연료시장에서도 LPG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