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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10년]②代이은 집념 못좇는 답답한 몸부림

  • 2018.10.24(수) 11:12

'품질 최고' 평가 불구 판매 확대 더뎌
렉서스는 10년만에 연 30만대 성장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올해 탄생 10년을 맞았다. 대표 세단 그랜저를 뛰어넘는 단일 럭셔리 모델로 태어나 이제는 3개 모델을 갖춘 고급차 브랜드를 구축한 게 제네시스다. 동시에 제네시스는 양적 성장으로는 한계를 맞고 있다는 현대·기아차의 미래이기도 하다. 제네시스가 걸어온 10년의 이력을 토대로 오늘의 브랜드 위상을 점검하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을지 짚어본다.[편집자]

 

현대차가 첫 제네시스를 내놓은 때는 정몽구 회장의 호령이 서슬 퍼런 시절이었다. 2005년 8월, 정몽구 현대차 회장 앞에 'BH(제네시스의 개발코드명)'의 시제품이 놓이자 그는 개발팀을 앞에서 대번에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한다. 품질도 더욱 강조했다. 2년 반 뒤인 2008년 1월 출시된 1세대 제네시스는 처음 개발팀이 그린 것과는 다른, 정 회장의 의지가 한껏 반영된 차였다.

 

제네시스를 브랜드로 만드는 숙제는 정 회장 장남 정의선 부회장이 떠안았다. 그에게는 기아차 사장으로서 'K 시리즈' 발매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었다.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발표날, 정 부회장은 연단에서 화면에 파워포인트 발표자료를 띄워 놓고 직접 설명에 나섰다. 그는 "10년을 준비했다.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겠지만 도전해야 변화할 수 있다"며 새 시대를 알렸다.
 


◇ 품질 만큼은 명실공히 '최고'

 

제네시스는 출시 초기부터 품질 만큼은 업계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도 고급차 브랜드로서 갖춰야 할 품질에 대한 평가는 최상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총수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매달리고 있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위상이다.


1세대 제네시스(BH)는 첫 출시 이듬해 열린 북미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국산차로서 처음으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2008년 한 해 북미에 출시된 50개 이상 신차들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안전도, 핸들링, 주행만족도 등의 평가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최종 후보 경쟁 차종은 포드 '플렉스', 폭스바겐 '제타 TDI'였다.

 

제네시스의 수상은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가 내놓은 대형차로서도 처음이었다. 이전에 닛산 '알티마'(2002년), 도요타 '프리우스'(2004년), 혼다 '씨빅'(2006년) 등이 수상한 적 있었다. 하지만 모두 중·소형차였다. 유럽과 미국 메이커들의 고급차가 즐비한 대형차 라인에서 한국 현대차가 최고로 꼽힌 것은 세계 자동차 업계도 깜짝 놀랄 일이었다.

 

브랜드로 출범한 뒤에도 품질은 최상위급이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지난 6월 발표한 '2018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에서 일반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중 1위, 13개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1위(68점)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2년 연속 1위였다.

 

'EQ900(현지명 G90)'이 대형 프리미엄 차급 1위 최우수 품질상(Segment Winner)을, 'G80'은 중형 프리미엄 차급 우수 품질상을, 브랜드로서는 베스트 프리미엄 브랜드상도 받았다.

 

▲ 2018년 JD파워 순위/자료=현대차 제공

 

◇ 왜 제네시스를 성공시켜야 하나

 

하지만 거기까지다. '왜 제네시스인가'라는 질문에 현대차는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우선 사업 선순환 구축을 사업적 명분으로 삼는다.

 

첨단기술을 먼저 제네시스에 적용해 → 상용화를 통해 비용을 낮추고 → 첨단기술을 대중 브랜드 대량생산차에 적용함으로써 → 전체 판매와 이익을 늘려 → 더 앞선 첨단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 다시 진일보한 기술을 프리미엄 브랜드에 적용하는 구조다.

 

대중차 브랜드가 가진 수익성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도 목표다. IHS 조사에서 작년 럭셔리 브랜드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5%였던 반면 일반브랜드는 5.8%에 그치는 게 배경이다. 세계 차 판매 시장도 고급차는 올해부터 4년간 평균 3.1%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중 브랜드 승용차는 역성장마저 우려되고 있다.

 

현대차는 어떨까.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9.2%였지만 점차 하락해 2016년 5.5%, 작년 4.7% 올해는 상반기까지 3.5%로 떨어진 상황이다. 현대차 국내생산 총판매(내수·수출 ·반조립 포함)는 2012년 191만1259대로 정점을 찍은뒤 작년 165만1318대까지 줄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성공시켜야만 하는 이유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선순환은 이제 첫 단추를 끼운 수준에 불과하다. 당장 품질 평가에 대한 성과만 앞서나가고 있을 뿐 이를 기반으로 한 판매량 확보, 비용절감, 이를 바탕으로 한 '현대' 브랜드 이미지의 제고 등의 효과는 아직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15년 12월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네시스 EQ900' 신차출시회 단상 앞에서 내빈을 맞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당시 부회장)이 2015년 1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브랜드 전략 미디어 설명회에서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렉서스와 견주면…"아직은 걸음마" 

 

제네시스가 따라잡아야 할 본보기로 여겨지는 도요타 고급브랜드 렉서스와 비교하는 것도 아직은 무리다. 1989년 미국에서 첫 모델 'LS'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만 29년이 된 렉서스는 작년 총 63만7000대, 올 상반기 32만7838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판매량은 7만8000대, 4만1007대를 팔았다. 대략 8분의 1 수준이다.

 
렉서스의 경우 3년만에 연 판매량 10만대, 10년만에 30만대를 넘기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끌고왔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10년은 이보다는 시장 확대 속도가 더디다. 현재 렉서스는 세단 7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종, 쿠페 4종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제네시스는 세단 3종류가 아직까지는 전부다.

 

렉서스와 달리 내수보다 해외가 약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제네시스의 누적 해외판매 비중은 40.8%, 브랜드로 출범한 뒤인 최근 3년의 경우 20%대에 그친다. 세계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로 안착했다는 평가보다는 아직은 '안방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제 브랜드로 첫발을 뗀 제네시스에 벌써부터 뛰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품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 처럼 글로벌 차 시장의 빠른 변화속도를 이겨낼 정도의 성장성과 시장 영향력은 제때 확보해야 글로벌 브랜드로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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