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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워치]⑧'날고 기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임원연봉

  • 2020.05.06(수) 13:22

<시즌3>임원-직원간 연봉 비교
이마트 임원 5.5억 직원 3700만원으로 15배 '최대'
신세계·LG생활건강·GS건설·CJENM도 상당한 격차

연봉 5억원이상 개별 임원 보수공시제도가 도입된 지 7년이 지났다. 많은 제도 변화가 있었다. 5억원 이상 받는 등기임원부터 시작해 등기·미등기 여부를 가리지 않고 총액 기준 상위 5위까지 공개 범위가 넓어졌고, 지난해부터는 미등기임원 평균 연봉까지 공개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 연봉 정보는 단지 부러움의 대상만은 아니다. 성과보상 체계가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사결정권을 가진 소수의 이익이 다수의 직원·주주 이익과 어긋나진 않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시장 자율에 맞는 검증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비즈니스워치는 2019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대기업 연봉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한 [연봉워치 시즌3]를 준비했다. [편집자]

비즈니스워치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 계열사들의 미등기임원 평균연봉과 직원연봉의 차이를 조사했다.

자산 10조원 이상 33개 그룹 계열사 중 미등기임원 평균연봉과 직원 평균연봉을 모두 공개한 곳은 268개사이다. 이 회사들의 미등기임원은 평균 2억8100만원, 직원은 7600만원을 받아 격차는 3.7배이다.

이 가운데 임원 숫자가 30명 이상인 78개사를 대상으로 임원과 직원의 평균연봉 격차가 많이 나는 곳을 따져봤다. 임원 숫자 30명을 기준점으로 삼은 것은 조사대상 268개의 1사당 평균 임원이 30명이어서다. 임원이 한 자릿수인 회사가 103개에 달하는데 이들 회사처럼 소수의 임원과 다수의 직원 연봉 격차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퇴색된다는 판단에서다.

임원 30명 이상인 78개사 가운데 임원·직원 평균연봉 격차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다.

이마트 미등기임원 35명은 지난해 평균 5억5400만원의 연봉을 받은 반면 직원들은 평균 3700만원을 받아 14.97배의 격차를 보였다. 임원 1명이 직원 15명 몫의 급여를 받는 셈이다.

이마트는 다른 업종보다 직원연봉이 상대적으로 낮은 현장직 중심의 유통업이라는 특성도 있지만, 정용진 부회장(연봉 35억6200만원) 정재은 명예회장(29억3400만원) 이명희 회장(29억3400만원) 등 총수일가 3명의 연봉이 미등기임원에 포함되어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

임원·직원 연봉격차 2위도 신세계그룹의 ㈜신세계다. 미등기임원 31명의 평균연봉은 5억6100만원, 직원은 평균 5900만원을 받아 9.51배의 격차를 보였다. 이 회사도 유통업이라는 특성과 함께 미등기임원에 총수일가 3명(정유경 총괄사장, 정재은 명예회장, 이명희 회장)의 연봉이 포함된 것이 임원·직원 격차가 커진 배경이다.

LG그룹의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는 임원과 직원 평균 연봉격차가 7.13배, 6.44배에 달했고 CJ그룹의 CJ ENM과 CJ제일제당도 임원과 직원 평균 연봉격차 6.47배, 6.16배를 기록했다.

GS건설(7.03배), 롯데쇼핑(6.32배) 현대백화점(6.07배)도 임원과 직원의 연봉격차가 큰 곳이다. 임원·직원 연봉격차가 6배가 넘는다는 건 임원 1명이 최소 직원 6명의 급여를 받는다는 의미다.

SK에너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직원도 억대연봉이지만 임원은 더 많아 받아 격차가 3배 이상인 곳이 많았다.

SK에너지는 78개사 중 직원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곳이다. 지난해 SK에너지 직원들이 받은 평균연봉은 1억3200만원이다. 직원들의 연봉 수준도 높지만 SK에너지 임원들의 평균연봉도 높았다. 지난해 SK에너지 미등기임원 33명이 받은 평균연봉은 4억6000만원으로 직원과의 격차는 3.48배다.

SK하이닉스도 직원들의 평균연봉이 높지만 임원 평균연봉도 높아 격차가 벌어진 사례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1억1700만원이며 임원들은 지난해 6억6000만원을 받았다. 직원과 임원 간 격차는 5.64배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한국투자증권, 현대오일뱅크도 직원 평균연봉이 높지만 임원 평균연봉도 높아 임직원간 평균연봉 격차가 높았다.

삼성전자 임원 887명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6억1700만원으로 직원 평균연봉(1억800만원)의 5.71배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봉이 비교적 높은 금융권인만큼 직원들의 지난해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1억1400만원이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임원들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4억6300만원으로 직원과의 격차는 4.06배였다.

직원 평균연봉이 높은 편에 속하는 대기업도 임원들이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원은 기업의 '별'이라 부른다. 별은 눈에 보이지만 쉽게 다가갈 수는 없다. 결국 아무리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라해도 임원이 되지 못하면 소수 임원들이 받는 연봉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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