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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지원에도…두산 계열사 신용등급 '줄강등'

  • 2020.07.01(수) 09:31

두산중공업 등 4개사…인프라코어는 유지
'부정적 전망' 꼬리표…추가 강등 가능성

산업은행 등 채권단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졌다. '부정적 전망' 꼬리표까지 달리면서 6개월 내 추가 하향 가능성도 제시됐다. 등급 강등 칼날을 피한 건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일하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지난달 30일 주요그룹 신용등급 정기평정을 마무리하면서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조치했다. 강등 대상 기업은 두산중공업, ㈜두산, 두산퓨얼셀, 두산건설 등 4곳이다.

그룹 사업의 축인 두산중공업부터 신용등급이 'BBB0'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사업기반 약화, 재무안정성 저하, 실적 부진 전망 등이 반영된 조치다. 등급 전망은 종전의 '부정적'이 유지됐다. 6개월 내로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이뤄지지 않으면 투기 등급으로의 강등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친환경 발전설비 구축 기조와 국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수 년째 수주가 감소하고 있다. 발주자 우위 시장 환경, EPC(설계·조달·시공)업체 간 경쟁심화로 프로젝트 채산성도 저하된 상태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전력예비율 상승 등을 감안할 때 국내외 신규발주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수요환경 개선도 어려울 것이란 게 한기평 판단이다.

두산중공업의 모기업인 ㈜두산의 신용등급은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됐다.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 한기평은 ㈜두산 등급 강등 배경에 대해 두산중공업과의 재무적 통합도 상승, 재무안정성 저하, 두산중공업 신용도의 추가적인 저하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두산퓨얼셀은 두산 신용도에 따라 신용등급이 'BBB+(부정적)'에서 'BBB0(부정적)'로 한 단계 강등됐다.

두산건설 신용등급도 'BB0(부정적)'에서 'BB-(부정적)'로 한 단계 강등됐다. 영업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재무부담이 과중하며 추가 손실 가능성 및 차입부담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두산건설은 2016년 건축과 토목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이후 외형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수익성 역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2018년 일산 제니스(1646억원), 천안 청당(361억원), 용인 삼가(208억원) 등 준공사업장 및 장기지연사업장에서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이 2017년 말 194.7%에서 2018년 552.5%까지 상승했다.

특히 2019년 두산중공업의 3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지원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화성반월, 천안성성 사업장 매각차손을 인식, 부채비율이 343.8%를 기록하는 등 재무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도 높다. 장기미착공 사업 관련 보증채무 현실화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입금 만기도 대부분 3개월 이내로 단기화돼 있어 유동성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 두산그룹 계열사 신용등급 조정 내역

두산인프라코어는 계열사 중 유일하게 등급 방어에 성공했다. 신용등급이 종전의 'BBB0'를 유지했다. 양호한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 개선 덕분이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유동적'으로 조정됐다. 그룹 재무구조 개선방안 이행에 따른 계열부담, 사업구조 및 재무 변화 가능성 등이 반영된 조치다.

한기평은 두산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경영 정상화 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가 크게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혁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와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자산매각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원활한 이행시에는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방안의 매각대상 및 매각순위가 유동적이며 실제 진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두산그룹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췄다. 나이스신평용 평가는 지난달 15일 ㈜두산과 두산중공업 장기 신용등급을 'BBB'와 'BBB-'로, 단기 신용등급도 ㈜두산은 'A3', 두산중공업은 'A3-', 두산건설은 'B-'로 각 한단계씩 낮췄다. 이어 같은 달 24일 한국신용평가가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각각 'BBB', 'BBB-'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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