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사랑’. 서울대는 전통적으로 학종으로 가장 많은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 전형을 모두 학종으로만 선발해서다. 2021학년 대학입시 비중도 76.5%(2447명)나 된다.
2021대입에서 일반전형은 2개 전형 중 압도적인 52.7%(1686명)다. 작년에 비하면 53명 줄었지만 인문·자연계열은 거의 손을 보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원래 학종 일반으로 뽑던 미술대 35명(디자인 21명·공예 14명)을 정시로 돌린 데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모집단위별로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지균과 달리 변화가 거의 없다. 세부 인원조정을 보면, 자연계열 최고 인기학과인 의예과가 7명(75→68명) 줄었다. 지균(30명→37명)으로 넘긴 데 따른 것이다.
인문에서는 경제학부가 5명(69→64명) 축소됐다. 지균(35→40명)→ 으로 이동했다. 정치외교학부가 4명(41→37명) 줄어든 것도 지균(17→21명) 확대에서 비롯된다. 이밖에 치의학과 3명(30→27명), 화학부 3명(25→22명) 등이 인원이 감소한 학과(학부)들의 면면이다.
모집인원이 늘어난 곳도 있지만 얼마 안된다. 식품영영학과를 비롯해 의류학과, 기계공학부, 건설환경공학부, 간호학과 등 5곳 뿐이다. 증가한 인원도 1~2명 정도로 많지 않은 편이다.
특목고 강세
서울대 일반전형은 지균과 달리 고3은 물론 졸업생도 지원 가능하다. 지원 숫자에 제한도 없다. 수능최저도 없다. 지균이 일반계 고교 전형이라면 일반전형은 특목고와 전국형 자사고가 강세를 보이는 전형이라는 뜻이다.
2020학년 서울대 합격자는 1701명(최종등록자 기준). 절반을 훌쩍 넘는 52.9%(899명)가 특목고 및 전국형 자사고 출신이다. 자사고와 영재학교가 각각 15.3%(261명)를 차지했다. 외고 13.1%(222명), 과학고 6.8%(116명), 국제고 2.3%(39명) 순이다. 일반고는 34%(578명)에 머물렀다. 자율형공립고(2.6%․44명)을 합해봐야 36.6%(622명) 정도였다.
경쟁이 ‘핫(hot)’ 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경쟁률 8.42대 1(모집 1739명․지원 1만4650명).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균(3.26대 1)의 3배 가까이 웃돌았다. 인원이 줄기는 했지만 미미한 수준이고, 전형요소나 방식이 예년과 달라진 점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경쟁률도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2020학년에는 인문계열 최상위 모집단위인 경영대학의 경우 5.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제학부는 4.16대 1이었다. 의예과는 자연계열 최고 인기학과 답게 경쟁률도 7.97대 1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 치의학과 6.57대 1, 수의예과 6.72대 1이었다. 다만 선호도가 높은 학과들 중 의예과(75→68명), 치의학과(30→27명), 경제학부(69→64명)는 무시못할 수준의 인원 조정이 이뤄져 작년과는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점쳐진다.
인문계열에서 최고치를 찍은 곳은 사회학과로 13.1대 1이었다. 다음으로 소비자학전공(12.57)을 비롯해 교육학과(12.33), 심리학과(10.88), 지리학과(10.22)가 10대 1을 웃돌았다. 독어교육과가 3.9대 1로 낮았다. 불어교육과(4.1)를 비롯해 경제학부(4.16), 국사학과(4.42), 고고미술사학과(4.9), 서양사학과(4.9) 등 6개 학과가 5대 1을 밑돌았다.
자연계열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가 10.63대 1로 단연 높았다. 응용생물화학부(9.58), 식품․동물생물공학부(8.45), 화학교육과(8.29), 산업공학과(8.15), 물리교육과(8.14) 순이다. 화학생물공학부가 3.68대 1로 가장 낮았다. 기계공학부도 3.91대 1에 그쳤다. 전기정보공학부(4.25), 건축학과(4.45), 재료공학부(4.48) 등 10개 학과(학부)가 5대 1에 못미쳤다.
추합 2회 여파는
당연한 얘기지만, 서울대는 각 전형에서 추가합격이 많은 편이 아니다. 일반전형의 경우에도 작년 최초합격자(1749명) 중 미등록인원은 3.5%인 69명이었다. 모집단위별로도 충원율이 30%를 넘지 않는다. 게다가 딱 한 차례 충원이 이뤄졌다.
적은 인원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합이 두 차례 실시되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충원 69명 중 미등록인원이 48명으로 3분의 2가 넘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작년 추합을 볼 때 이 부분을 감안하고 볼 필요가 있다.
통상 서울대는 인문계보다 자연계 충원이 월등히 많다. 작년만 해도 인문이 9명, 자연이 59명이었다. ‘의치한’ 선호 현상에서 비롯된다. 다른 대학 ‘의치한’에 중복합격한 학생들이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포항공대나 카이스트 등으로 빠져나간 인원도 제법 된다.
모집단위별로는 인문계에서는 교육학과가 3명(충원율 25%)으로 가장 많다. 이외 정치외교학과 등 6개 학과에서 각각 1명을 충원했다. 자연계에서는 생명과학부가 7명(21.9%)으로 충원인원으로는 압도적이었다. 이어 간호대학과 전기정보공학부가 각각 5명, 식물생산과학부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각각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