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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도 손해' 두산건설, 가치 얼마길래

  • 2020.09.16(수) 13:58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연결이냐 별도냐…기준 따라 다른 '처분손실'
두산건설 1조 장부가 고평가? 추가손상 가능성

얼마 전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매각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기사를 전해드렸는데요. 한 회계 전문가가 이 기사를 보고 '틀린 기사는 아닌데 반쪽짜리'라며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지난 9일 출고된 '장부가 1조' 두산건설 딜레마…'팔려도 손해' 기사를 '애프터서비스(AS)'해 드리겠습니다.

이 기사는 두산중공업이 대규모 손실을 보고 두산건설을 팔아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6월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두산건설 장부가'를 1조686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시장에선 1000억~2000억원밖에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서입니다. 예컨대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2000억원에 팔면, 두산중공업은 장부가에서 매각가격을 뺀 8686억원을 '처분손실'로 반영해야 하는 것이죠.

기사 내용만 보면 틀린 데는 없지만 한 가지를 놓쳤습니다. 별도재무재표 기준이 아닌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봤을 때 상황입니다.

보통 종속기업이 있는 회사의 재무제표는 크게 2가지 기준으로 작성됩니다. 별도와 연결이죠. 연결 기준은 모회사와 종속회사를 한 회사로 보고 회계장부를 작성하는 것이고, 별도는 모회사 중심으로 회계장부를 작성하되 종속회사는 투자자산으로 계상합니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처분손실이 확 줄어들게됩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2000억원에 매각했다고 가정해보면 연결 기준 두산중공업의 처분 손실은 2063억원으로 추산됩니다. 별도 기준일 때 8686억원에 이르던 처분 손실이 연결기준에선 2063억원에 불과한 것이죠. 이유는 뭘까요.

두산중공업은 별도 기준에서 두산건설을 투자자산으로 보고 '장부가'로 평가한 것과 달리 연결 기준에선 두산건설을 '순자산'으로 평가합니다.

순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으로, 자본과 같은 뜻입니다. 지난달 공시된 두산중공업의 반기연결검토보고서를 보면 두산건설의 자산은 2조195억원, 부채는 1조6132억원입니다. 순자산은 4063억원이겠죠. 순자산 4064억원짜리 회사를 2000억원에 팔았다면, 두산중공업 입장에선 2063억원의 처분손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얼마에 팔고 싶어하는지 추정해볼 수도 있습니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선 최대한 비싸게 팔고 싶겠지만 연결 기준 처분 손실을 내지 않기 위해선 최소한 4000억원 이상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에 알려진 두산건설의 가치는 2000억원 안팎이니, 두산중공업 입장에선 매각 협상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 더 입체적이고 완결된 기사가 되려면 별도와 연결 기준 모두를 제시했어야 했던 것입니다.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 연결재무제표가 주 재무제표인 점을 생각한다면 'AS'가 더욱 필요한 기사였습니다.

한 발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두산건설의 장부가가 1조원이 넘는데, 순자산은 4063억원에 불과한 상황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의 자산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6월말 별도 기준 두산건설의 장부가를 1조686억원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두산건설이라는 투자자산의 가치가 1조원이 넘는다고 본 것이죠.

하지만 투자자산의 가치는 고정돼있지 않습니다. 오르락내리락하죠. 상장사 주식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주가에 따라 회사의 가치가 달라질 것입니다. 작년말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지분율 100%의 완전자회사로 만들어 상장폐지하기 직전 시가총액도 4000억원 선으로 순자산 가치와 비슷합니다.

두산건설과 같은 비상장사는 분기마다 가치를 평가합니다. 이때 자산 가치가 떨어졌다는 평가 결과가 나오면 손상차손을 반영해야 합니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만큼을 비용(손실)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손상차손이 많이 발생하면 손익구조는 나빠집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에 대한 손상차손으로 2018년 6387억원, 2019년 612억원, 2020년에는 상반기말까지 1409억원을 인식했습니다. 특히 2018년은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하면서 두산중공업이 별도기준 72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죠.

두산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중에도 두산건설에 대해 1409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지만, 두산건설의 별도 기준 장부상 가치와과 연결 기준 순자산 규모 차이를 감안한다면 추가적인 손상차손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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