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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16년…통째 넘어가 잘라 팔렸다

  • 2021.02.09(화) 13:00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두산인프라코어, 방산·공작기계·건설기계 분리매각
두산밥캣 지분도 분리..'알짜 다 빠진 매물' 지적도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2005년 두산중공업이 옛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두산인프라코어로 사명을 바꾼 지 16년 만이다.

이 기간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여러 사업군을 따로 떼어내 분리 매각하는 방식으로 인수합병(M&A) 매매 차익을 극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째로 사서 잘게 잘라 파는 방식이다. 남은 일정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두산밥캣 지분을 분리하는 작업이다.

◇ '분리매각의 정석'

최근 두산중공업은 보유중인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4.97%를 85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협상 초기 거론된 몸값 1조원은 받지 못했지만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지난 8일 종가 기준 1조8980억원)을 감안하면 절충선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매각된 지분(34.97%)의 시장 가치는 6637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2000억원 이상 받지 못한 셈이다. 더욱이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 51.05%를 보유한 두산밥캣이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점을 감안하면 제값을 받았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이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가격과 비교해도 남는 장사다. 당시 두산중공업 컨소시엄은 공작기계·산업차량·방위산업·건설기계 등의 사업군을 가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51%를 1조688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와 방산산업 등을 따로 떼어내 팔았는데 분리매각대금만으로도 이미 초기 인수대금을 회수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산산업을 물적분할해 만든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지분을 2009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매각했는데 이 과정에서 두산그룹으로 총 5698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된다. 자금난에 휩싸인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부문도 1조1308억원에 팔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산산업과 공작기계 부문 매각으로 총 1조7000억원 가량을 두산그룹이 확보한 것이다. 이는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대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는 산업차량 사업부문을 떼어내 2450억원에 팔았다. 그룹 내 계열사간 손바뀜을 거쳐 이 사업부는 현재 ㈜두산의 산업차량BG로 남아있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팔아도 일부는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결국 현대중공업지주는 공작기계와 방산, 산업차량 등을 떼어내고 마지막으로 남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굴삭기)와 엔진 사업부를 85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 두산밥캣 지분 떼어내면 두산인프라코어 재무 악화

남은 일정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두산밥캣을 분리하는 작업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1.0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매각 대상에서 두산밥캣은 제외됐다. 업계에선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홀딩스'(가칭)와 매각 대상인 '두산인프라코어'로 인적분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홀딩스는 두산중공업에 남기고 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중공업지주는 넘기는 것이다.

지난 5일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가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 일부 자산·부채·인력·계약관계를 분리한 뒤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전부를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하겠다"고 공시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두산밥캣 지분을 발라내는 카브아웃(Carve-Out)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2018년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현 HSD엔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카브아웃 전략이 적용됐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을 소시어스 웰투시 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두산엔진이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10.55%는 투자부문으로 분할하고 이 투자부문을 두산중공업과 합병했다. 두산엔진은 팔고 두산밥캣 지분은 남긴 것이다.

두산밥캣 지분을 발라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소형기계 시장에서 선두권을 지키고 있는 두산밥캣의 공백이 커져서다. 2019년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결 매출의 55%를 두산밥캣이 차지하고 있다. 별도기준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의 지분가치는 1조5215억원 수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융통성을 보강하는 재원으로 활용됐다.

실제로 매각 과정에서 두산밥캣 지분이 분리된 두산엔진의 부채비율은 2017년 126.7%에서 2018년 221.8%로 증가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두산밥캣 지분이 제외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과 재무 측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산밥캣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지주는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해 올 3분기 내 인수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 산은 낀 현대중공업, 두산 '마지막 퍼즐'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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