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웨일 출시 3년반' 네이버, 웹브라우저 1등 하려는 이유

  • 2021.04.27(화) 18:42

"크롬 제치고 3년내 국내 1위" 공세 발언
네이버 생태계 체류시간 확대, 수익 개선

"3년 내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등 쟁쟁한 글로벌 경쟁 서비스들을 제치고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웹 브라우저 서비스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서비스 '크롬'을 꺾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네이버가 자체 웹 브라우저 '웨일'을 출시하고 점유율 목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선 웨일의 CPU 과다점유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다. 그럼에도 웹 브라우저 1등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27일 네이버 웨일 사업팀 소속 김효 책임리더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3년 내 글로벌 사업자들을 제치고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일은 2017년 10월에 정식으로 나온 서비스다. 약 1년의 시범 서비스를 거쳐 출시했다. 서비스 기간이 올해로 3년 반이 됐으나 아직 시장 점유율은 10%에 못 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순위로는 4등이다.

웹 트래픽 분석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웹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크롬 52.8% ▲삼성 인터넷 14.1% ▲사파리 13.1% ▲웨일 7.6%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5.5% ▲인터넷 익스플로러 3.8% 순이다.

네이버는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장기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효 책임리더는 "구글이 2008년 크롬을 출시하고 IE(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꺾기까지 약 10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웨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네이버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도전해 존재감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 투자도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웨일 개발에 무려 5년이란 시간을 투입했다. 아울러 신기능도 지속적으로 추가해서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초 무료·무제한 화상회의 기능 '웨일온'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에도 ▲사이드바 단독모드 ▲퀵 서치 위젯 ▲그린드랍 ▲PC 전화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

네이버가 웹 브라우저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사업의 연계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웹 브라우저를 통해 단기간 내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다만 이용자가 웨일 브라우저에 최적화한 네이버 메일이나 드라이브 등 부가 서비스를 사용하며 '네이버 플랫폼'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

아울러 네이버의 광고 수입도 증가하게 된다. 구글과 같이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취득해 '맞춤형 광고'도 더 정밀하게 할 수 있다. 구글은 크롬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 자체 광고 프로그램인 애드센스(AdSense)를 정밀하게 개선해왔다. 크롬이 구글의 광고 적중률을 높여 광고 단가를 올리는 데 일조한 셈이다.

현재 네이버의 검색광고는 매출 성장성이 둔화된 상태다. 지난해 검색광고 매출은 2조1547억원. 2019년(2조1007억원) 대비 2.6% 성장에 그쳤다. 네이버쇼핑과 페이, 웹툰, 클라우드 등 다른 서비스 사업이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주요 증권사에선 올해도 네이버의 검색광고 매출 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랫폼 광고 수입을 웹 브라우저를 통해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다.

네이버 웨일의 점유율이 확대되면 네이버 검색을 비롯한 서비스의 점유율도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서비스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투입하는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구글의 서비스 종속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움직임도 가능하다. 김효 책임리더는 "웨일의 크로미움(구글이 개발한 오픈소스 운영체제) 프로젝트 기여도는 글로벌 7위"라며 "이 정도면 구글의 정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네이버 생태계'를 확고히 조성할 수 있다. 현존하는 모든 디바이스의 근간은 웹 브라우저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을 비롯해 키오스크, 모빌리티 등 모든 디바이스에 웹브라우저가 탑재되니 네이버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네이버는 당장 올 하반기에 LG전자와 협업한 E북 리더기 '웨일북'을 출시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사로서 자존심 문제도 걸려있다. 인터넷 세상의 '첫 번째 관문'인 웹 브라우저를 석권하는 것은 네이버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김효 책임리더는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가 웹 브라우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웹 브라우저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