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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저력'…또 기술수출 성공

  • 2021.11.05(금) 17:08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HM43239'
앱토즈와 5000억원 규모 L/O 계약 체결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미약품이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로 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L/O)에 성공했다. 수 차례 권리반환의 아픔을 겪은 한미약품이 이번 계약으로 L/O 시장의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나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와 AML 치료신약으로 개발 중인 'FLT3 억제제(HM43239)'의 L/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앱토즈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혈액질환 연구개발(R&D) 기업이다. 재발·불응성 AML, 고위험 골수이형성증후군(MDS) 등 혈액종양 치료 신약 후보물질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앱토즈는 HM43239의 전 세계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총 계약금액은 최대 4억2000만달러(약 4961억원)이다.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1조759억원)의 46.1%에 해당한다. 한미약품은 계약금 1250만달러(약 148억원)를 현금 500만달러와 750만달러 규모의 앱토스 주식으로 나눠 받는다. 단계별 임상·개발·허가·상업화 마일스톤은 최대 4억750만달러(약 4813억원)다. 제품 상용화 후에는 순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경상기술료(로열티)를 받게 된다.

HM43239는 AML을 유발하는 FLT3 돌연변이와 SYK를 이중 억제하는 혁신신약이다. 골수성 악성종양의 증식, 분화, 내성 등의 치료 과정에 관여한다. 지난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단계 ODD로 지정됐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은 오는 2023년 초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한미약품은 최근 대규모 L/O 계약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는 지난해 당뇨병 치료신약 후보물질 'HM14220'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했다. 앞선 2019년엔 일라이릴리, 얀센과 각각 체결했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와 비만·당뇨 치료제의 L/O 계약이 취소됐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중국 자이랩에 이전했던 표적항암제 'HM61713'도 지난 2016년과 2018년에 권리 반환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한미약품은 기술 수출했던 파이프라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올해 4분기 내로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FDA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지난 8월 FDA로부터 보완요구 서한(CRL)을 받았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이르면 오는 2022년 상반기 중으로 허가신청(BLA)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이 국내 L/O 시장의 선구자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선 그동안 글로벌 빅파마와 조단위 L/O 계약을 성사시킨 한미약품의 기술력을 다시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HM43239 기술이전을 기점으로 한미약품의 R&D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성과 재부각이 기대된다"며 "포지오티닙, 벨바라페닙 등 기술이전된 파이프라인들의 임상시험도 순항 중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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