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이 3668%다. 정상 기업의 적정선(200%)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순손실이 쌓이면서 부채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이 인수대금 8000억원을 납입하면 재무구조에 '숨통'이 트이지만, 국내외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9월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3668.3%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작년 12월말 1343.8%, 올해 3월말 2308.8%, 6월말 2131.4%, 9월말 3668% 등으로 급격한 상승 추세다.
부채비율 상승 원인은 경영악화로 인한 당기순손실에 있다. 지난 3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은 20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당기순손실이 결손금으로 쌓이면서 자본을 갉아 먹고 있는 것이다.
장사를 못 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화물부문 위주로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별도기준 지난 3분기 매출은 1조3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7% 늘었다. 이중 화물 부문 매출은 75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6% 늘었다. 전체 매출의 73%가 화물에서 나왔다. 대한항공과도 비슷한 영업 상황이다. ▷관련기사: 대한항공, 연말이면 결손금도 다 털겠네
내실도 좋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603억원으로 작년 3분기(58억원)보다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5.5%에 달했다.
하지만 영업 외적인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3분기 외화환산손실은 1757억원에 달했다. 지난 9월 아시아나항공의 외화부채는 4조9861억원이다. 달러-원 환율이 10% 변동하면 3867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예기치 않은 법인세도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2017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가 최근 나오면서 지난 3분기에 1067억원의 법인세를 반영했다. 외화환산손실과 법인세가 영업이익을 다 갉아먹으면서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이 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부분 자본잠식 상황도 피하지 못했다. 지난 9월 기준 자본금(3721억원)이 자본(3293억원)보다 작아진 것이다. 자본잠식률은 11%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합병(M&A) 대금 유입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M&A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7000억원만 입금한 상황이다. 잔금 8000억원은 국내외 기업결함심사 승인 이후에 아시아나항공에 입금될 예정이지만 심사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