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터리 업계에서는 연일 투자 소식이 들리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에 가속이 붙으면서 급증하는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인데요.
지난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조7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이 소식이 들리자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냈는데요.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테슬라와의 거래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에요.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경쟁사 대비 지역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검증된 연구 개발 역량을 보유한 점이 LG에너지솔루션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2023년 하반기 테슬라향 '4680 배터리'를 출하할 가능성이 높아 테슬라 침투율이 증대할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그런가 하면 작년에는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각형으로 통합하겠다고 발표하자, 삼성SDI가 주력해온 각형 배터리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어요. 이들에게 폭스바겐은 세계 자동차 판매량 2위의 대형 고객사기 때문이죠.
'원통형, 각형'. 얼핏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단어만 봐도 직관적인 모양이 떠오르는 분들도 있죠. 이는 배터리의 형태, 즉 배터리를 감싸고 있는 외장재의 모양에 따라 나누어진 이름입니다.
이렇게 전기차 배터리는 원통형·각형 외에 파우치형까지 총 3가지로 분류되는데요. 오늘은 형태에 따라 다른 전기차 배터리의 특징에 대해 알아볼게요. 삼성SDI의 뉴스레터와 SK이노베이션의 스코노뉴스를 참고했어요.
테슬라가 채택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원통형 배터리는 말 그대로 금속 원기둥 모양으로 돼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건전지와 비슷한 모양이죠.
원통형 배터리는 작지만 고용량, 고에너지를 갖고 있어요.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야 하는 전동공구나 청소기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죠.
가장 전통적인 형태로 사이즈가 규격화돼 있다 보니 생산 비용도 저렴한 편이에요. 범용성이 있어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요.
각형 배터리는 얇은 직육면체 모양이에요. 사실 각형 배터리는 우리에게 꽤 익숙해요. 과거 배터리를 착탈할 수 있던 휴대폰에 사용됐던 배터리 종류거든요.
하지만 각형 배터리는 겉은 알루미늄 캔으로 둘러싸여 있어 무겁다는 단점이 있어요. 케이스는 사각이지만 양극과 음극,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쌓은 뒤 돌돌 말아 만든 '젤리롤'은 원형이라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죠. 그래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부터는 디자인 자유도가 높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게 됐어요.
하지만 각형 배터리는 원통형 배터리보다 고용량으로 만들 수 있고, 금속으로 외관이 둘러싸여 있어 외부 충격에 더 강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 장점을 살려 최근에는 전기차나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고 있죠.
파우치형 배터리는 주머니와 비슷한 형태에요. 필름 주머니에 배터리를 담았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원통형이나 각형에 비해 배터리를 둘러싼 외관이 비교적 얇은 편이죠.
원통형이나 각형 배터리의 경우 금속으로 외관이 둘러싸여 있지만 파우치형 배터리는 연성이 있는 파우치로 만들어져요. 젤리롤을 사용하지 않고 소재를 층층이 쌓아올려 내부 공간을 빈틈 없이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내부 공간 효율도 좋아요. 그래서 더 얇고 넓으면서 에너지 용량이 큰 배터리를 만들 수 있죠.
파우치형 배터리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어요. 더 얇고 가벼운 IT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파우치형 배터리에도 단점은 있어요. 다른 형태의 배터리에 비해 케이스가 단단하지 않아 모듈이나 팩으로 만들 때 이를 커버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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