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비정상이라고 규정하고 대책을 내놨다. 원자력발전소가 설계수명 이후에도 계속 운전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신청시기를 현행 설계수명 만료일 2~5년전까지에서 5~10년전까지로 앞당기는 방안이다. 설계수명이 임박한 시점에 안전성평가보고서를 제출해 멀쩡한 원전이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20일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전 계속운전 제도'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핵심은 설계수명이 끝나가는 원전의 계속운전 제출기한을 최대 10년까지 늘리는 것이다.
안전과 직결된 원전은 설계수명이 있다. 원전이 건설될 때 허가받은 설계수명은 보통 30~40년이다. 설계수명이 끝났다고 원전이 바로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0년마다 계속운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설계수명 만료 2~5년전에 안전성평가보고서를 제출하는데 인수위가 이를 5~10년전까지 앞당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내에서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원전은 2007년 고리1호기, 2015년 월성1호기가 있다. 고리1호기는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으로 설계수명이 끝난 2007년 이후 10년 더 연장운영되다 2017년 영구적으로 운전이 중지됐다. 반면 월성 1호기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2022년 11월까지 운영될수 있었지만2019년 12월에 조기 폐쇄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서다.
고리 2호기는 설계 수명(2023년 4월8일)을 1년 앞둔 지난 7일 계속운전을 신청했다. 박성중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위원은 "작년 4월 7일까지 신청해야 하지만 계속 미루다가 최근 4월에 신청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안위가 신청서류를 검토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전체회의의 결정까지 심의에 걸리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설계수명 종료(2023년 4월 8일) 이후 계속운전 허가발급시까지 원전 정지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원안위의 계속운전 허가 기간이 2년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리 2호기는 1년 가량 가동이 중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는 2026년까지 수명이 만료되는 고리3·4호기, 한빛 1·2호기, 월성 2호기 등에 대해서도 아직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박 간사위원은 "현재 국내에 운영중인 원전 24개 중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원전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이 계속 운전되는 해외와 대조적이다. 미국은 가동원전 93기중 85기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다. 일본은 33기중 4기, 프랑스는 56기중 19기, 캐나다는 19기중 15기가 설계수명이 끝난 뒤에도 가동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계속운전 기간이 20년으로 한국보다 2배 길다. 40년 설계수명이 끝난 뒤에 두차례 계속운전을 연장하면 총 80년까지 원전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박 간사위원은 "계속 운전을 허가하지 않는 것은 원전 경쟁력과 국력의 손실, 세금 낭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는 원전(정책)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해왔다"며 "선진국 기준에 맞게 원전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