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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5G로 디지털전환 빨라졌다"

  • 2022.12.03(토) 09:01

이종식 KT 인프라DX 연구소장
"사내 DX로 쌓아온 경험이 경쟁력"

이종식 KT 인프라DX 연구소장. /사진=KT 제공

"디지털전환(DX)은 공공 등 비교적 문턱이 낮은 곳에서 먼저 시작하는 경향이 있지만, 관심을 두고 보는 분야가 넓은 만큼 수용은 훨씬 많아질 거라고 봅니다. 특히 5G(5세대 이동통신)와 함께 디지털전환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겁니다."

이종식 KT 인프라DX 연구소장은 국내 기업의 디지털전환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2년 전 통신 외 사업을 강화하는 '디지코 선언'을 한 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앞세워 디지털전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말  KT우면연구센터에서 이 소장을 만나 KT의 디지털전환 전략과 강점을 물어봤다.

이 소장은 1998년 KT 무선연구소에 입사해 KT의 기술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가 이끄는 인프라DX 연구소는 5G와 6G뿐만 아니라 유선, 10GiGA(텐기가) 인터넷 등 인프라 중심의 선행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론 클라우드, 양자, 모빌리티에 더해 네트워크 운용 혁신, DX 등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상용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소장은 5G가 등장한 뒤로 DX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LTE가 나오면서 데이터 수요가 늘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바일 사업이 통화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었다"며 "반면 DX는 5G와 연관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5G 역시 B2C 관점에서 많은 변화를 일으켰지만,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B2B 사용 사례가 대폭 늘고 있다"며 "KT 역시 전부터 자율주행,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스마트팩토리 등에 주목해 통신 사업을 접목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5G가 상용화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앞으로 DX를 하려는 기업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5G가 상용화된지 3년이 지났는데, 현대중공업 선행연구소와 함께 연구한 경험을 생각해보면 산업 분야에서 DX가 필요하다는 걸 확신하고 수용하는 데엔 시간 차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DX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는 분야로는 스마트팩토리와 모빌리티를 꼽았다. 그는 "스마트팩토리 시범 사업을 많이 했는데, 과거 아날로그 방식으로 세워진 공장에서 설비 변경이 필요할 때 디지털전환이 이뤄진다"며 "산업마다 다르겠지만, 앞으로 새 공장을 지을 땐 5G를 적용해 처음부터 DX를 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빌리티 역시 새로 시작하는 UAM 등에선 처음부터 5G를 적용할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산업 형태가 바뀌는 곳에선 대부분 DX를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로는 "자율주행으로 세상이 바뀔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G를 시작하기 전부터 모빌리티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봤고,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분야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모빌리티 분야에서 관제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이나 UAM에선 안전과 직결된 관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단순히 무선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킹, 탈취 등 치명적인 문제를 예방해야 하는데 통신사는 스마트폰 시절부터 이런 역량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자동차 업계에선 차량 자체를 안전하게 만드는 보수적인 접근법을 갖고 많은 센서를 부착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사각이나 비정상적인 운동에 더 잘 대비할 수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최근엔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모아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식으로 차량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노후화를 진단하고 유지보수하는 쪽으로 시각이 바뀌고 있다"며 "이처럼 관제를 통해 IoT(사물인터넷)와 빅데이터 관점에서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현재 관제는 완성차 업체의 몫이지만, KT는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물류와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생각한다"며 "최적화 관점에서 통신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KT는 올해 DX를 통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DX를 담당하는 디지코 B2B 부문의 3분기 매출 5389억원 중 기업 DX는 2721억원으로 절반 이상에 달한다. KT의 3분기 전체 매출인 6조4772억원의 4%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DX 업계에서 KT만의 강점으론 '직접 디지털전환을 해본 경험'을 꼽았다. 이 소장은 "먼저 자체적으로 DX를 해본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공지능을 예로 들면 다른 기업이 타 업체와 협업해 상품화하는 것과 달리, KT는 AI 기술을 갖고 직접 자사에 적용해본 뒤 고객에게 제안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성인식, 합성 등도 20년 동안 내부 혁신에 적용해왔기 때문에, 시장에서 수요가 생겼을 때 경쟁력있는 상품을 낼 수 있는 것"이라며 "AI와 마찬가지로 DX 역시 그동안 사용해본 기술을 고객에게 상품으로 제안해 시장에서 좋은 평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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