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8604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시장 전망치인 7720억원을 상회했다.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최근 4개 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첨단소재 부문 내 전지재료의 수익성 감소 탓이다. 원재료인 메탈 가격 하락으로 판가가 떨어져서다.
전기 대비 첨단소재 外 전 부문 영업익 개선
LG화학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3조4948억원, 860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5.6% 줄었다. 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9.3%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화학 부문의 성과가 눈에 띈다. 이 기간 석유화학 부문은 3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0% 가량 줄어든 규모지만 3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흑자로 돌아섰다.
전기 대비로는 500억원 가까이 끌어올렸다.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가 주효했다. 아울러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와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갔다.
첨단소재 부문은 영업이익 1293억원을 거뒀다. 전 분기 대비 31.1% 감소했다. 이 기간 유럽향 전지재료 출하 물량 감소가 있었으나 미국향 출가 물량 증가가 이를 상쇄하며 전체 판매량은 유지됐다.
다만 메탈 가격 하락이 수익성 감소로 이어졌다. 이영석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 담당은 “3분기는 2분기 대비 수산화리튬 가격이 20% 하락해 양극재 판가도 20% 이상 하락했다”며 “4분기도 3분기 대비 규모는 축소하나 메탈 가격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할 전망이어서 재고 규모를 계속 축소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생명과학 부문은 1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항암제 회사 아베오(AVEO) 인수 후 본격적인 매출 증가와 이익 개선 등에 따라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 생명과학 부문은 아베오(AVEO) 인수 후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으로 적자에 머문 바 있다.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8조2235억원, 영업이익 7312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제외한 LG화학의 3분기 직접 사업 실적은 매출 6조2777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 규모다.
‘3대 신성장’ 투자 흔들림 없어
이날 LG화학은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겠지만 근본 경쟁력을 높여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친환경 소재·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2월 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까지 현재 매출의 2배가 넘는 60조원을 달성,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블루오션 시프트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5월엔 신성장 동력에 대한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5월16일 LG화학은 장래사업·경영계획 정정 공시를 통해 2030년 3대 신성장 동력 매출 목표를 기존 30조원에서 40조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전체 매출 목표를 기존 60조원에서 70조원으로 높혔다.
이번 컨콜에서 LG화학은 투자금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소재에 대한 향후 계획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 추세에 따라 단기적으로 배터리 소재 영향이 있을 순 있으나, 재무상황이나 중장기 비전 등을 고려했을 때 3대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 내 복수 잠재 고객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 위기를 극복하고, 3대 신성장동력에 대한 흔들림 없는 육성을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영업이익에는 필름 사업 매각 대금이 반영되지 않았다. 처분 이익은 9000억원 정도이며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인식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지난 9월에 필름 사업 중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기업에 매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