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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같은 듯 다른 점 살펴보니'

  • 2023.11.24(금) 06:40

[인사이드 스토리]
양극재 업체들 재고자산 1조원 이상씩 보유중
재고자산회전율 따라 상황 달라…4Q 소진 집중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들 모두 1조원 이상의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재고자산 증가는 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양극재 업체들은 재고자산을 줄이는 것을 수익성 회복을 위한 우선순위로 삼았습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모두 재고자산이 늘었지만, 업체마다 재고자산을 처리하는 속도는 다릅니다. 재고자산을 빨리 소진하는 만큼 현금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재고자산회전율이 중요한데요. 이들 3사의 재고관리 관리현황은 어떨까요.  

양극재 재고는 쌓여가는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재고자산은 올 3분기 1조1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습니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의 재고자산 증가폭은 더 컸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의 재고자산은 작년 3분기 대비 71.2% 늘어난 1조2434억원을 기록했죠. 같은 기간 엘앤에프의 재고자산도 57.6% 증가한 1조438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양극재 3사 재고자산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선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것을 양극재 업계의 재고자산 증가의 주된 이유로 꼽습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는 전기차 시장 성장률을 기존 36.4%에서 30.6%로 하향조정하기도 했죠.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는 배터리와 양극재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양극재 업체들은 부진 탈출을 위해 쌓인 재고 소진을 우선 순위로 삼았습니다. 올 4분기도 리튬과 니켈 등 광물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추세여서 그렇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 속에서 재고 수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재무부담을 줄이는 것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며 "재고 조정과 더불어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해 매출 가시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고자산 관리는 달라 '회전율 살펴야'

그렇다면 양극재 업체들이 재고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이를 위해선 재고자산회전율이라는 지표를 살펴봐야 합니다. 재고자산회전율이란 기업의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횟수로, 기업이 재고자산을 얼마나 빨리 판매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원가를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눠 산출하며, 값이 높을수록 매출 전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하죠.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의 3분기 재고자산 회전율은 각각 4.2회, 3.9회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포스코퓨처엠은 0.8회, 엘앤에프는 1.5회 감소한 수치입니다. 두 회사 모두 재고를 매출로 전환하는 속도가 지난해보다 느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회사는 재고는 늘었지만 재고가 줄어드는 속도가 감소하면서 재고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죠.

양극재 3사 재고자산회전율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똑같이 재고자산이 늘었지만 재고자산회전율이 증가한 곳도 있습니다. 바로 에코프로비엠인데요. 에코프로비엠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작년 3분기 3.3회에서 올해 7.1회로 증가했습니다. 재고 소진 속도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빨라졌다는 의미죠. 물론 직전 분기 8.1회에 비해 다소 하락한 수치지만, 아직도 업계에선 높은 수준의 회전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재고가 늘었지만 회전율도 증가한 덕분에 비교적 재고 관리가 수월합니다. 업계에선 에코프로비엠이 삼성SDI라는 확실한 공급선을 갖고 있어 안정적으로 재고를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통해 불황을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죠.

발등에 불이 떨어진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도 매출처를 확대하고 재고 관리에 나섰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상반기에만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등과 총 83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엘앤에프 역시 지난 2월 테슬라와 3조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죠.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사업은 기본적으로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기 때문에 확실한 공급선이 있는 업체들은 재고를 빨리 소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4분기도 양극재 시장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극재 업체들은 당분간 재고자산 감소를 통해 재무 부담을 줄여나가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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