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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제값에 팔 수 있을까?

  • 2013.12.22(일) 15:39

현대증권 등 금융 3사 매각해 7천억~1조 확보
업황 부진하고, 증권사 매물 많아 가격 흥정 '불리'

현대그룹이 결국 현대증권을 내놨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을 매각해 3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구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안 좋다는 증권업계에서 성공적으로 현대증권을 매각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현대증권 등 금융 3사, 1조에 팔수 있나

22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를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7000억~1조원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룹이 지난 1977년 국일증권(현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금융업에 진출한 지 36년만에 금융업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현대그룹 측은 “그룹의 한축인 금융계열사 매각 여부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다”며 “유동성 문제 해결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후의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금융 3사를 매각해 최대 1조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업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 거래량 격감으로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주식거래대금은 5조원대다. 증권업계는 7조원을 손익분기점(BEP)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도 올 상반기 4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225억원)보다도 손실 규모가 커졌다.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증권사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M&A시장에 나와있는 동양증권,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본입찰에는 KB투자증권, NH농협증권 등이 참여했다.

대우증권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어 ‘대형사 메리트’도 크지 않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 대형사의 매각과 비교할 때 현대증권 매각 이슈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했다.

◇ 장부가 절반인 시세

5941억원 vs 3073억원.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증권의 ‘몸값’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5941억원은 지난 9월 말 기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5307만736주(22%)의 장부가다. 3073억원은 5307만736주를 지난 19일 현대증권 종가(5790원)로 곱한 현재 시세다. 현대증권의 시가가 장부가의 절반에 불과하다.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의 시세는 장부가(1조367억원)의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현대증권 매각대금이 4000억~5000억원대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2011년 현대증권 장부가는 7102억원에 이르렀다.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은 현대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이다. ‘정통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현대차에게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이미 '현대증권 인수설'에 휘말린 적이 있고, 현재 소유중인 하이투자증권의 규모를 키워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탈락한 곳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은 지난 1977년 국일증권을 인수, 1986년 현대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외환위기 이후 ‘바이코리아(Bye Korea)’로 펀드 열풍을 이끌었다. 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과 함께 5대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다. 자본금을 3조원 이상 확보했다는 의미다. 지점 수(120개)로는 업계 1위다. 올 상반기 기준 자산은 20조원, 부채는 17조원이다. 영업용순자본은 1조710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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