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대림 너마저'..해외사업 고백에 허찔렸다

  • 2014.01.24(금) 17:21

GS·SK·삼성 이어 대림산업도 대규모 손실
`해외사업장 부실여부` 신용등급 핵심변수

대형건설사의 해외사업장에 빨간불이 연달아 켜지고 있다. 지난해 GS건설·SK건설·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장의 부실을 고백한데 이어 최근 대림산업도 사우디와 쿠웨이트 현장의 공사비가 예상보다 더 들고있다며 수천억원을 한꺼번에 비용으로 처리해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해외사업장 부실여부가 대형건설사의 신용등급을 좌우하는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대우건설·SK건설 등 주요 6개 대형건설사의 해외매출비중은 지난해 3분기말 현재 44%에 이른다.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건설경기가 얼어붙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동을 중심으로 대형발주가 늘어난 지난 2006년 이후 이들 6개사의 해외매출은 연평균 30%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 대림산업의 사우디 쇼아이바II 발전소 현장



해외사업장 문제는 지난해 4월 GS건설이 예상밖의 대규모 적자를 발표하면서 표면화됐다. 공사비용이 예정원가를 초과하면서 GS건설은 지난해 1분기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중동의 플랜트 시장을 둘러싸고 2009~2011년 기간 저가수주 경쟁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국내 업체들은 점유율 경쟁에만 매달려 실제 들어갈 비용보다 더 낮은 가격에 공사를 따내는 식의 영업을 했다.

공사비를 낮게 책정하다보니 하도급업체로부터 기자재 조달이 원활하지 않았고 이는 공사지연과 비용증가로 이어져 더 큰 족쇄로 작용했다. SK건설(지난해 1분기)과 삼성엔지니어링(지난해 3분기)이 각각 2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것도 저가수주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는 UAE 원전 수주 등으로 사상 최대의 해외수주실적에 도취해있을 때 정작 해외사업장에는 부실이 쌓이고 있었던 셈이다.

대림산업에 대한 실망은 더욱 크다는 게 증권업계의 반응이다. 모 증권사 채권분석팀장은 "우수한 플랜트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건설사와 달리 선별수주를 해왔던 곳이 대림산업이었다"며 "이 회사가 3000억원대의 손실을 냈으면 다른 회사들은 문제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대림산업의 목표주가를 내리면서 보고서 제목을 "대림 너마저!"라고 달았다.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경우 지난 14일 열린 신용평가포럼에서 올해 건설업계의 신용이슈로 해외사업장의 원가율 재조정을 들었다.

안영복 나이스신평 기업평가3실장은 "개별회사의 사업포트폴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해외사업장 원가율 조정은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정적 변수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며 "이런 부분(원가율 조정)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평사들은 지난해 해외사업장 원가율을 조정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GS건설·SK건설·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을 각각 한단계 낮췄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대림산업의 신용등급도 조만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산업은 현재 건설업계 중 가장 높은 AA-등급을 받고 있다. 대림산업의 신용등급마저 떨어질 경우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건설업계의 회사채 자금조달이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