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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지배구조원 "현대그룹 지배구조 리스크"

  • 2014.03.13(목) 15:04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현대그룹에 대해 ‘전형적인 지배주주(현貞恩 현대그룹 회장) 리스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회장이 그룹 지배의 핵심 고리인 현대상선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백기사’와 매우 불리한 조건의 계약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다국적 승강기 업체 쉰들러 홀딩 AG의 주장과 일맥상통해 파장이 예고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이 출자해 만든 비영리사단법이다.

13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경영권 부당 지원 논란 및 유상증자와 연계된 소송은 자본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지배주주의 지배구조 리스크 문제”라고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민형 연구원은 지배주주가 현 회장을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현대그룹 지배구조는 ‘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순화출자 구조다. 최상단에는 현 회장이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과 현대아산 등의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다.

문제는 현 회장의 현대상선 지배력이 약하는 점이다. 현대엘리베이터 등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26.6%로, 과거 현대상선을 두고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범 현대가` 지분(29.13%) 보다 낮다.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우호주주로 나서줄 백기사들과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이 연구원은 이 파생상품 계약에 대해 “매우 불리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백기사들에게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고, 일부 계약은 주가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소정의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또 현대상선 주가가 오르더라도 그 이득을 현대엘리베이터가 온전히 누릴 수 없는 구조라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2010년 이후 닥친 해운업 부진으로 현대상선 주가가 떨어지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는 자기자본 규모의 5.3~49.3%의 파생상품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번의 파생상품 계약 손실은 총 4468억원.

현대엘리베이터 재무구조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 연구원은 “비록 현대엘리베이터가 본 사업에서 건실한 영업이익을 일궈내고 있지만,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너무 거대하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부족한 자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충당했다. 최근 3년간 4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 된 돈은 6900억원에 이르렀고, 발행주식수는 200%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들은 주당순자산가치 희석과 의결권 행사 축소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 1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30.9%를 보유한 쉰들러는 718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또 현대증권 노동조합도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을 정점으로 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현대그룹과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를 두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에 쉰들러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쉰들러 지분율은 30.9%에서 21%대로 낮아진다.(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 등 특수관계인이다. 지분율은 27.6%. 하지만 한때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범 현대가` 지분(29.13%)보다도 낮다. 때문에 현대그룹은 넥스젠 캐피탈 등 백기사와 파생상품 계약을 맺어 16.7%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파생상품 손실이 현대그룹을 뒤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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