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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멘텀]②초저금리 시대 마침표

  • 2016.11.29(화) 15:50

'쥐꼬리' 이자수입 증가세 반전 기대
펀더멘털 감안시 완만한 상승 무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인플레이션 기대감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이른바 '트럼플레이션'의 부상이다. 때마침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재개와 맞물려 트럼플레이션은 초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좀더 앞당겼다. 과거 고금리 시대로 회귀할 순 없지만 그간 '쥐꼬리'였던 이자수입이 그나마 반등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저금리를 누려온 채권시장에서 곡소리가 나고 있지만 금리 상승 속도가 워낙 빨랐고 금리가 무한정 오르기 어렵다는 점에서 또다른 기회도 포착된다.

 

 

◇ 트럼플레이션=초저금리 종지부

 

트럼프 당선 후 시장의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바로 채권 금리의 상승이다. 미국 대선 직후인 9일부터 24일까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5%포인트나 상승했다.

 

금리가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데는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영향도 컸지만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재정확대 정책을 위해 채권공급을 늘릴 것이란 우려가 직접적인 단초가 됐다.

 

아직은 트럼프 정책의 윤곽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적어도 트럼프 시대에는 금리 상승이 어느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작년 12월에 이어 2번째 긴축에 나서는 것도 금리 상승에 무게를 싣는다.

 

결국 제로(0)금리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 누렸던 고금리로 되돌아갈 수 없겠지만 금리 수준이 일정수준 이상 레벨업되는 것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몇년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가 퇴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상승은 디플레이션 환경이 종료되고 인플레이션 시대로의 복귀를 의미하며 인플레 환경은 궁극적으로 저금리 시대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당장 무엇이 바뀌진 않겠지만 '기대'만큼 변했다"며 "실제로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급등하는 등 경제 활동에 많은 변화가 오게 된다"고 조언했다.

 

◇ 쥐꼬리 이자수입 바닥 찍을 듯

 

금리 상승은 그간 저금리를 누려온 채권시장에게는 상당한 악재로 비친다.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저금리로 넉넉했던 시장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과 함께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관심을 늘리는 동시에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주들이 부각될 것으로 점쳐진다. 은행과 보험 등 이른바 이자 수익을 먹고 사는 금융주들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금리 방향성은 은행주 주가와 강한 동행성을 보여왔다. 금리 상승이 운용수익률의 원천이며 경기회복 시그널로 인식되고 추가적인 가산금리 부여로 순이자마진과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험주 또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보험사 특성상 금리 상승시 투자수익률이 상승한다. 과거 확정 고금리로 판매했던 보험상품에 대한 지급부담 역시 줄어들게 된다.

 

채권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도 저금리로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얻게 되는 자본차익은 더이상 어렵게 됐지만, 이전보다 높아진 이자를 챙기면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소위 '캐리(carry)' 수익은 높아질 전망이다. 은행이나 보험 등 금융사뿐 아니라 이자소득자들의 숨통을 트여줄지도 주목된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시장 전반은 약세가 예상되지만 브라질과 인도 등 일부 신흥국 채권이나 물가 상승기 방어적 대안인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특성을 보이는 시니어론도 관심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 상승속도 완만하다면 기회

 

막연한 트럼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오르면서 채권의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일부 주목하고 있다. 금리가 위로 움직이는 것은 맞지만 너무 가파르게 튀면서 과도하게 선반영됐다는 지적에서다.

 

트럼프 정부가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나 급격한 재정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정책 완급조절에 나설 경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기보다는 일정선에서 제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리가 완만하게 오른다면 금리가 등락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채권 투자가 유효하다.

 

LIG증권은 "트럼프 집권 초기는 경기 부양을 위해 낮은 금리가 더 유익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리 매력이 주목되는 수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의 하방리스크를 감안하면 적어도 국내 기준금리는 상당기간 동결될 전망"이라며 "현재 만기가 짧은 채권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내년초 금리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정책 실천력이 관건인데 리플레이션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시점에서 결국 금리도 하향 안정 시도를 하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년 3월에 예정된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서 현실적인 수준의 증액으로 진행될 경우 미국 금리가 고점을 찍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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