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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위세 부리는 환율…증시 '수급'보다 '수출' 빛나네

  • 2017.01.04(수) 14:38

달러-원 환율 4분기 9.5% 상승..수출주에 호재
외국인 1월엔 매도 대응 불구, 아직까진 양호

지난해 이어 새해 벽두부터 환율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이어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증시로서는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라는 수급 요인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당장은 수출 증가와 맞물려 환율 상승에 따른 호재 요인이 크게 부각되면서 긍정적인 증시 동력에 좀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 달러 강세 여전히 진행형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1207.7원에 마감했다. 전년대비 35.2원 급등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달러-원 환율이 9.5% 오르는 등 원화 약세가 가속화됐고 연초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원화 약세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이를 촉발시킨 트럼프 정책과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시장에서는 이런 달러 강세 분위기가 적어도 1분기 정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원화의 위안화 동조화가 강해진 가운데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을 전후로 중국 역시 위안화 약세를 계속 용인할 것으로 보여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부추길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중국 춘절 연휴를 전후로 위안화 약세가 한단계 더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도 1245원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 주식매수 꾸준

 

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 전반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국내 역시 원화 약세가 외국인 매도로 이어지며 증시 수급 우려를 키운다.

 

특히 1월의 경우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수급 여건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월 코스피 지수의 상대적인 부진 원인은 외국인 매도 였으며 실제로 최근 6년간 2012년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매년 1월 순매도로 대응했다.

 

다만 최근 원화 약세에도 불구, 외국인은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오히려 기관이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데는 환율 상승에도 불구, 최근 통화 강세가 유로나 엔화가 아닌 달러에만 국한되고 있는데다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수출 증가 맞물려 긍정적 측면 부각

 

실제로 원화 약세에도 증시 수급 여건이 양호한 가운데 수출기업들의 이익 증가 가능성은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미국 경제 호전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 또한 수출주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들어 국내외 제조업 지표는 물론 국내 수출도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수출은 전년대비 6.4%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4.5%)를 크게 웃돌았다. 일평균 수출 역시 지난 2015년 2월 이후 22개월만에 4.2% 증가했다. 유럽연합(EU)(30.8%)과 일본(7.8%)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9.6%)과 아세안(13.6%) 등 신흥국 수출도 고른 회복세다.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이 실적 컨센서스 상향을 주도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6% 조정된 가운데 수출 비중이 60% 이상인 업종의 경우 8% 상승했고 40% 이하인 업종은 6.3%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도 적지 기업 감소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코스피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단기 수급 측면에서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위협이 과거보다 덜하다"고 평가했다.


◇ 과도한 위안화 약세는 예의주시

 

다만 달러 강세와 맞물린 위안화 약세는 모두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에도 위안화 약세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작년과 달리 올해는 위안화가 달러 강세에 연동되고 있어 급격한 절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위안화 약세가 과도해진다면 시장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위안화 약세와 더불어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불안감도 내포하고 있다"며 "연초 위안화 움직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연초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로 달러-위안이 7위안을 상향돌파할 경우 지난해 초와 같은 불안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KTB투자증권은 "달러-위안의 7위안 상향 돌파와 함께 12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를 밑돌 경우, 자금유출에 대한 금융시장 경계심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도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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