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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펀드도 4차 산업혁명

  • 2017.09.17(일) 08:24

시장은 테마를 먹고 삽니다. 대개 테마주 하면 반사적으로 도끼눈을 먼저 뜨게 되지만 그만큼 요즘 가장 '핫'하고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테마를 고른다면 단연 4차 산업혁명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을 뛰어넘는 차세대 산업을 아우르는데요. 미래 성장성이 무궁무진해 시장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테마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펀드 시장에서도 예외 없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자고 일어나면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가 하나씩 생겨날 정도인데요. 웬만한 자산운용사들이 4차 산업혁명 테마 펀드를 내놓고 있고 잘 팔려 나가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출시된 4차 산업혁명 펀드만 6개에 이릅니다.

 

심지어 일부 운용사에서는 이른바 '리모델링'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바람에 편승하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펀드 내 투자 종목을 교체하는 것은 물론 이름까지 4차 산업혁명으로 바꾸는 것인데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6월 '한국투자 정통적립식 증권투자신탁1(주식)'의 이름을 '한국투자 한국의 제4차산업혁명 증권투자신탁1호(주식)'으로 변경했습니다. 투자 전략도 기존에 업종 대표주 위주에서 4차산업 관련 기업과 혁신기업 위주로 바꾼 겁니다.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 '삼성픽테시큐리티펀드'를 '삼성픽테4차산업보안기술펀드'로 바꿨습니다. 기존 펀드명에 있는 '보안'이란 뜻의 영문인 '시큐리티'를 알기 쉽게 '보안'으로 바꾸고 4차 산업을 추가한 이름으로 업데이트해 펀드 성격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하이자산운용도 이달 초 2011년 설정돼 운용 중인 '하이 천하제일 차이나 펀드'를 '하이 중국 4차 산업펀드'로 펀드명을 바꾸고 4차 산업 종목 위주로 투자하도록 전략을 선회했습니다. 중국의 경제 상황이 변하고 정부 정책이 바뀌면서 이를 따라가기 위한 것인데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를 포함한 4차 산업 관련 종목에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대개 펀드 명칭을 바꾸는 경우 수익률과 상관없이 펀드 운용 규모가 크지 않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큰데요. 운용사들도 요즘 가장 핫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를 추가해 좀 더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4차 산업혁명 펀드 홍수는 시장 트렌드에 걸맞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드가 워낙 쏟아지다 보니 다양한 4차 산업혁명 펀드에 투자할 기회가 생기는 대신 4차 산업혁명 기업에 투자하고는 싶은데 어느 펀드에 투자할지 오히려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

 

같은 테마를 지닌 각각의 펀드들이 똑같은 기업에 투자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일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4차 산업혁명 기업들에 투자하지 않는 펀드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초반 수익률이 양호한 편이긴 하지만 펀드가 새롭게 설정되거나 리모델링된 만큼 장기적인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도 아직은 못됩니다. 결국 각각의 운용사들의 전략 중 어느 것이 우수할지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입니다. 여느 펀드 투자에서 그렇듯 단지 유행에 편승해서 덥석 투자하는 우를 범하진 않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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