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비즈人워치]황성호 금투협회장 후보

  • 2018.01.16(화) 11:38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증권·운용·은행 등 금융 전 분야 경험
"시대와 동떨어진 아날로그식 규제 개선"


"꿈이 없으면 땀을 흘릴 수 없다."

손에 묵직한 가방 하나를 들고 이른 아침부터 홀로 직접 발로 뛰며 선거 활동을 하는 황성호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를 만났다. 다른 후보와 달리 옆에 도와주는 사람 없이 혼자였다.

우리투자증권 사장 시절 항상 직원들에게 했던 말처럼 꿈이 있기 때문에 땀도 흘릴 수 있어 기쁘다는 황성호 후보는 다시 자본시장업계에 돌아오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35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협회장 자리에 편히 앉아 있지 않고 발로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사진=김혜실 기자 kimhs211@

- 선거 활동 어떻게 하고 있나
▲ 보다시피 혼자 하고 있다. 아침에 각 회원사에 전화해 방문 약속을 잡는다. 낮은 자세로 직접 전화해 약속을 잡고 발로 뛰는 것이 조금 불편하고 힘들어도 진정성 있다고 생각했다. 회원사의 3분의 2 정도 만나봤고, 이번 주 더 바쁘게 돌아야 한다.

향후 후보와 회원사 모두에게 편리한 방법으로 바꾸는 방안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변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 후추위 방식에 대한 변화 요구도 있는데
▲ 나 역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긴장했던 것이 사실이고, 결과도 의외였다. 후추위 차원에서는 최대한 공정하게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방법인데 하다 보면 단점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개선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

- 업계 분들 오랜만에 만나는데 분위기 어떤가
▲ 업계 사장들은 다 안다. 현직에 있지 않아서 그동안 만나기 힘들었지만, 오랜만이지만 가서 만나면 매우 반가워하고 온갖 얘기를 다 할 정도로 친분은 두텁다.

- 자신의 강점은
▲ 은행, 증권, 자산운용, 카드사 등 다양한 금융 업권을 경험한 것이 강점이다. 또 국내외 금융회사를 두루 경험한 것도 강점이다. 각 산업환경과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때문에 업권 간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을 위한 최적의 후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이해할 수 있어야 협상도 하는 거다.

국내외 4개 적자금융회사를 흑자로 전환했을 만큼 강한 추진력도 갖췄다. 그리스아테네은행에서는 3년 넘게 근무하면서 진두지휘했고, PCA자산운용에서는 흑자전환을 넘어서 돈을 많이 벌어서 전 직원 55명을 데리고 일본으로 벚꽃놀이를 가기도 했다. 오사카성 벚꽃 아래서 감개가 무량했다. 제일투자신탁 당시에는 1조원 정도 부실이 생겼지만 외자 유치를 통해 모두 해결하기도 했다.

- 제일투자신탁증권 당시엔 대통령 표창도 받았는데
▲ 제일투자신탁증권이 힐튼호텔에서 경영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국제금융공사(IFC) 사람들이 와서 CJ 경영진을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 당시 영어를 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직접 나서서 이유를 묻자 의료기술 합작회사를 만들고 싶은데 CJ가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투자 규모는 300만불정도였는데, 그 자리에서 투자해줄 테니 우리도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조건을 달았다.

직접 회사의 잠재력과 미래에 대해 프레젠테이션하고 투자를 권유한 결과, IFC뿐 아니라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해외 유수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무려 1억5000만불이었다. 공적자금 없이 제일투자신탁증권을 회생시켜 1조원 밸류로 매각까지 성공했다.

- 황영기 회장의 자본시장발전 100대 과제에 대한 생각은
▲ 과제를 계승해 발전시킬 생각이다. 내용이 너무 잘 정리되어 있다. 그만큼 시장을 잘 정리한 것이 없고, 누가 되든 해야 한다. 그중에 우선순위만 있을 뿐이다.

-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현안은
▲ 블록체인을 포함한 각종 4차 산업 기술이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 규제 환경은 너무 아날로그 하다. 규제를 푸는 것이 우선이다. 금융투자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면도 아직 존재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업계의 잘못도 있겠지만, 브로커리지만 할 때 사건사고가 많았다. 먹거리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 레버리지 비율 규제 합리화도 언급했는데
▲ 해외 투자은행(IB)과 국내 대형 IB를 비교해 보더라도, 국내 상업은행과 국내 대형 IB를 비교해도 불합리한 수준이다. IB의 핵심은 레버리지다. 레버리지 없이는 수익이 안나는데, 상업은행의 6분의 1 수준으로 묶어 놓으니 일이 될 수가 없다. 레버리지 비율 합리화 필요하다.

- 금융투자업계의 사업영역 확대에 대한 아이디어는
▲ 은퇴 후 미국 사업체를 인수했다. 프랜차이즈를 인수해 수익을 내는 회사인데, 직원이 30~40명 정도 된다. 2016년 말 인수 작업을 완료했고, 지난해에는 매니지팀을 갖춰 경영 정상화했다. 현재 헬스클럽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경험을 살려 해외 먹거리로도 연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 100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채권처럼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 헤지펀드 형태로 만들 수 있지 않겠나. 현 제도 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해외 먹거리 추진뿐 아니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 중소형 증권사 전략은
▲ 중소형 증권사를 위해서는 종합금융 라이센스 확대를 추진할 생각이다. 중소형사들은 먹거리가 없어서 경영위기다. 종금을 통해 사업 잘 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메리츠종금증권이 잘 보여줬다. 정부에서 중소기업 모험자본을 강화하라고 하는데, 종금 라이센스만큼 적합한 사업이 없다. 어려울 거라고 하는데, 지금 안 하면 언제 하겠냐.

- 중소형 자산운용사에 대한 아이디어는
▲ 중소형 자산운용사는 펀드를 런칭하려면 시드머니가 있어야 한다. 협회나 유관기관 등의 대체 투자 자금과 정책자금으로 중소형 자산운용사 펀드 설정을 위한 시딩 펀드를 설립하려고 한다. 운용사가 펀드를 런칭할 때 6개월 정도만 시드머니를 지원해주면 펀드에 일반 자금이 유입돼 어느 정도 펀드가 운용될 수 있다. 이후 정책자금을 빼서 또 다른 펀드에 지원해주는 형식으로 회전시키면 된다.

- 운용사 사장들에게 메일을 보냈다는데
▲ 운용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 메일을 보냈다. 시딩펀드 내용과 함께 '한국글로벌펀드마켓엑스포'를 개최하겠다고 공약했다. 협회 주관으로 운용사와 PB, 기관투자가, 은행, 증권 등 관련 실무자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의 축제를 만들고 싶다.

- 기금형 퇴직연금제 도입도 언급했다
▲ 맞다. 현재 퇴직연금을 회사 내에서 운용하는데 기금을 외부로 내보내 기금형태로 만들고 옵션을 줘서 운용을 전문가들이 하는 형태다. 호주의 슈퍼에뉴에이션이 이런 형태인데,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이 8.4%라고 한다. 맥쿼리 은행 역시 퇴직연금제를 통해 아시아 지역 강자로 부상하기도 했다.

협회가 노력하면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자산운용업계에 중요한 부분이다. 자산배분 다양화로 자본시장 유동성을 늘리고 연금자산의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이것이 결국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 선물·옵션 시장 진입 규제는
▲ 선물·옵션 시장 진입 규제로 유동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갔다. 선물·옵션 시장은 엄연히 제도권 시장이고 헤지 기능도 있는데, 규제로 진입을 막으니 비트코인 등으로 자금이 흘러간다. 비트코인 사설 운용기관이 한 달에 2000억원을 수수료로 가져간다고 한다. 이런 자금을 투자업계가 가져오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 자산운용협회 조직 분리에 대한 견해는
▲ 협회 분리가 우선이고, 어렵다면 부문별 각자 대표로 체계로 가면 된다. 증권과 운용은 한식과 양식이다. 아예 다른 분야기 때문에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달라지는 운용사 지위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운용사가 점점 중요해진다. 운용사는 자본시장의 머리고, 1500조원의 자금을 운용한다.

일각에서는 협회를 분리하면 조직이 작아져 힘이 줄어든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힘은 사이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영화 '300'을 보면 300명이 300만명을 막지 않냐. 간절한 마음으로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

- 후추위 면접 심사 때 컨택 포인트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 면접에서도 이렇게 답했다. 65년을 살아왔는데 함께 학교를 다니고, 업계에서 만나고, 업무상 인연을 맺었던 분들이 각계각층에 있지 않겠냐 대답했다. 컨택에는 문제없을 것이라 본다.

- 우리투자증권 시절 아침 임원 회의를 여의도 공원을 돌면서 한 것으로 안다
▲ 맞다. 발로 뛰라는 의미였다. 내 라이프스타일이기도 하다.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싫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책상 앞에 편하게 앉아 있을 생각이 없다. 나는 아직 꿈이 있고, 그래서 지금 땀을 흘릴 수 있다. 좋을 결과를 기대해 본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