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투자증권이 최근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 부담에서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예정돼 있던 사명 변경과 함께 주가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은 지난 22일과 25일 2차례에 걸쳐 7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용배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8개월 만이다.
2016년 말 취임한 이용배 사장은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5월부터 자사주를 보유해왔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은 0.08%로 높아졌다. 이용배 사장과 함께 김택규 전무도 25,26, 28일 사흘에 걸쳐 2000주를 매입해 총 5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들이 책임 경영 일환으로 인식되는 자사주 매입에 나선 데는 주가가 최근 크게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 주가는 연초 1만2000원을 크게 웃돌았지만 지난 26일 종가가 9990원을 기록, 1만원 밑으로 내려섰다. 지난 22일에는 9740원까지 빠지며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현대차투자증권 주가가 부진한 데는 최근 발생한 CERCG 사태로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의 경우 CERCG의 지급보증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를 500억원이나 보유하면서 손실 반영이 불가피한 상태다.
보유 중인 ABCP 규모 자체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데다 자기자본의 6%, 지난해 연결 순이익(502억원)에 육박해 올해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KB증권이 ABCP 보유분(200억원) 전액을 2분기 중 손실 처리하기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증권을 비롯한 여타 증권사들도 2분기부터 일부를 상각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권사 실적 전반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투자증권의 경우 1분기에만 200억원에 가까운 순익을 벌어들이며 선방한 상태인 만큼 ABCP 사태 여파가 올해 전체 실적에 미칠 영향이 주시되고 있다. 오는 7월 1일 '현대차증권'으로 사명 변경을 통해 새 출발에 나서면서 새로운 이름을 통해 관련 악재를 일부나마 희석할지도 주목된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사명 변경 후 순익이 두 배 이상 뛰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HMC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바꿨지만 사명 단순화를 통한 인지도 제고를 위해 현대차증권으로 사명을 재변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