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은 23일 금융투자협회에서 미국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와 함께 ESG 투자 세미나를 열었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성 다양성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 로리 하이넬 SSGA 글로벌 부CIO. 사진=김혜실 기자 |
◇ ESG 잘하면 영업성과·주가도 좋아
기업의 재무 요소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동시에 고려하는 투자가 사회책임투자(SRI)라면, ESG는 SRI 중에서도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주요 지속가능성 요소가 우수한 기업의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높은 미래 성과를 보인다는 각종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ESG 투자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문투자자가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자산 중 25%가 ESG 운용자산이고, 2012년에서 2016년 사이 ESG 자산규모가 73%나 성장했다. 또 2017년 출시된 ESG 펀드 수는 2014년 대비 두배가량 증가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별로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역시 태동기에 접어들었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멀티전략본부장은 "한국은 2004년 최초의 SRI 공모펀드가 출시됐고,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투자환경이 마련됐다"며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한투운용은 SSGA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액티브에서 더 나아가 ETF 중심의 패시브 시장에서도 ESG 펀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성 다양성 투자가 한국 기업의 미래 이끌 것"
SSGA는 ESG 중에서도 성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SSGA는 2017년 여성 리더십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전 세계 기업에 여성 임원의 수를 늘릴 것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뉴욕에 '두려움 없는 소녀(Fearless Girl)' 동상을 세우고 캠페인을 한 바 있다.
그 결과 2017년 이사회 여성 멤버가 한명도 없는 기업 1228개 중 329개사가 여성 이사회를 임명하기로 했다. 이날 세미나에도 '두려움 없는 소녀'를 설치했다. 한국에서도 성 다양성을 중심으로 한 ESG 투자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MSCI가 2015년 42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강력한 여성 리더십을 보유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 대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6.4% 높게 나타났다. 또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이 여성 임원 비중을 30%로 늘릴 경우 수익성과 순이익률이 각각 15%, 100%포인트 높아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로리 하이넬 SSGA 글로벌 부CIO는 "성 다양성 존중이 회사의 실적을 향상한다"며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임원진 여성 참여 비율이 3% 수준으로 성 다양성 측면이 떨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의 투자 방향과 문화 변화, 정치적 노력 등이 더해져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