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업계가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내실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익이 전년 대비 거의 제자리걸음에 그쳤고 사모운용사 중심으로 적자기업도 속출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 243곳은 6060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였다. 전년(6147억원) 대비 1.4% 감소한 수치다.
전체 243개사 중 146개사가 6890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97개사가 830억원 적자를 냈다. 적자회사 비율은 전체의 39.9%로 전년 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사모투자 부진이 눈에 띈다. 자산운용사 243개사 중 종합자산운용사 74곳을 제외한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169개사 중 절반에 가까운 80개사가 적자를 낸 것.
작년 말 증시 부진 영향에 고유재산을 운용해 얻은 증권투자수익이 전년 대비 71.3% 감소한 268억원에 그친 영향이 컸다. 판매관리비(1조5453억원)가 18.5% 증가한 것도 수익 확대 발목을 잡았다.
반면 업계 덩치는 불어났다. 자산운용사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28개사가 새로 생겨났고 전체 임직원도 885명 늘어났다. 운용자산(펀드수탁+투자일임계약) 규모는 1018조원으로 69조1000억원 확대됐다.
작년 말 사모펀드 수탁고 규모는 332조2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2조2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과 특별자산펀드가 각각 15조4000억원, 13조5000억원 가량 확대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공모펀드 수탁고 규모는 217조8000억원으로 6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 수탁고 규모가 각각 3조3000억원과 3조8000억원 각각 확대됐지만 머니마켓펀드(MMF) 규모는 2조6000억원 축소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산업은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양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문사모운용사 적자비율이 여전히 높고 일부 자산운용사는 시장악화에 취약한 측면도 보인다"며 "잠재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