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에서 방영하는 수목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시청률 15% 수준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로맨스인 듯 스릴러인 듯 장르를 넘나들며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덕에 남녀노소의 고른 사랑을 얻고 있죠.
아들을 혼자 키우며 장사를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싱글맘 동백(공효진 분)에 살인마의 위협이 도사립니다. 동백은 아들을 지키기 위해 옹산을 떠나려 하지만 여윳돈이 없으니 다른 도시로 떠나는 것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런 동백이 대출이라도 받기로 하고 은행으로 발길을 향하죠. 은행에 들어가기 전에 잘 보여야 한다며 옷매무시까지 가다듬었지만 동백은 실망만 안고 나오게 됩니다.
동백 : "근데 저는 진짜 진짜 서민이라 그런 게 없는데요. 서민은 못 받는 서민 대출이네요."
동백은 대출 상담 후 통장 정리를 하며 또 한번 절망합니다.
동백의 손에 들려있던 서민대출 전단지, 서민대출이 뭐길래 동백이가 기대하고 실망했던 걸까요.
사실 정부에서는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다양한 대출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 1332' 사이트에 방문하면 자금 용도와 신용등급, 연 소득, 기타조건에 따라 내게 맞는 서민대출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 중저 신용자를 위한 소액 대출 상품
대표적인 정부 지원 서민대출 상품을 살펴볼까요.
생계자금과 대환자금 모두 가능한 햇살론이 있습니다.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의 직장인 혹은 사업자가 받을 수 있는데요. 최대 3000만원 한도 내에서 현재 기준 6~9% 금리로 대출이 가능합니다.
최근 최저 신용자를 위한 햇살론17도 나왔는데요. 일반 햇살론과 다른 요건은 유사하지만 신용등급이 10등급인 최저 신용자도 이용 가능한 상품입니다. 대출한도는 700만원으로 대출금리는 17.8% 고정금리입니다.
생계자금을 위한 새희망홀씨도 있습니다.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의 직장인 혹은 사업자라면 최대 3000만원 한도 내에서 금리 10% 이내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계자금을 위한 사잇돌대출은 중신용자를 위한 상품인데요. 연 소득 1500만원 이상인 직장인 혹은 사업자가 최대 2000만원 한도 내에서 7~19.9% 차등 금리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 이상의 고금리 채무를 10% 미만의 저금리로 바꿔주는 대환자금 대출 상품인 바꿔드림론도 있습니다.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의 직장인 혹은 사업자가 최대 3000만원 한도로 이용 가능합니다.
만약 창업하고자 하는 금융소외계층이라면 무담보·무보증으로 소액대출을 받는 미소금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용등급 6~10등급인 자 또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이하인 자 또는 근로장려금 신청 자격 요건에 해당하는 자라면 이용할 수 있는데요.
이용 용도에 따라 창업 자금이라면 7000만원까지, 운영자금이라면 2000만원까지, 시설개선 자금이라면 2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 주택을 구할 때 받는 서민 대출
주택을 매매하거나 임대할 때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을 때 정부가 정해 놓은 서민 조건에 해당한다면 싼 이자를 내고 대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적격대출은 주택을 매입할 때 받는 담보대출인데요. 비슷한듯하지만 소득요건이나 대출한도, 주택가격 등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주택가격 6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금리는 만기에 따라 2.0~2.35% 수준으로 만기까지 고정금리가 적용되고요. 대출한도는 최대 3억원입니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가 주택가격 5억원 이하, 전용 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최대 2억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 금리는 연 2.0~3.15% 수준이고, 소득 수준과 가구 구성원에 따라 우대 금리도 가능합니다.
적격대출은 소득 기준이 없습니다. 대출신청일 현재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가 주택을 매매할 때 이용 가능합니다. 담보주택 가격도 9억원 이하면 되고요. 최대 5억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취급 은행마다 이율이 상이합니다.
전세자금 대출도 있습니다.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은 대출 대상 주택 임차보증금 2억원 이하(수도권은 3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임차보증금의 5% 이상을 지불한 세대주라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도 현재 기준 연 2.3~2.9% 수준입니다.
◇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도 20조 공급
최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핫이슈입니다. 지난달 정부에서 일괄 신청을 받고 심사를 진행했는데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서민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1%대 저금리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게 해주는 상품입니다. 서민 빚 부담은 줄이고 가계부채의 원금 상환과 고정금리 비중을 높인다는 취지의 정책금융인데요.
전 금융권에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로 2019년 7월 23일 이전에 취급된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그 대상입니다. 부부 합산소득이 8500만원 이하인 1주택자로, 주택 가격은 시가 9억원 이하, 대출한도는 기존 대출 범위 내 최대 5억원 한도입니다.
올해 공급 규모는 약 20조원 내외인데요. 신청 결과 총 신청건수는 63만4875건, 대출 신청금액은 73조925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로써 심사를 거쳐 주택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20조원을 공급하게 됩니다.
이처럼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이 꽤 많은데요. 까다로운 요건에 충족해야 하는 만큼 혜택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진 자산이 하나도 없어도 어느 정도 소득이 있다면 더더욱 어려운 일이고요.
"서민은 못 받는 서민 대출이네요." 절망하는 동백이의 대사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