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연금펀드 수탁고가 최근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운용업계도 추가 운용자금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금펀드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맹추격 중으로 1위와 격차가 크지만 최근 수탁고 성장률은 더 높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산한 전체 연금펀드 수탁고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조85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3조64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역시 각각 2조6000억원대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나눠서 살펴보더라도 1위엔 변동이 없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서 모두 3조원을 넘어서며 단연 선두다.
종합 2위인 삼성자산운용은 퇴직연금에선 2조6000억원대로 1위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개인연금에서 1조원에 머무르며 4위에 머물렀다.
퇴직연금에선 타깃데이트펀드(TDF) 수탁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TDF 수탁고는 각각 9300억원, 8300억원대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TDF 수탁고를 늘려가며 퇴직연금에서 각각 1조8500억원, 1조2200억원을 달성해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연금에선 퇴직연금 후발주자들이 강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뒤로 하나UBS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1조4000억원대로 근소한 차이로 2, 3위에 자리했다. 특히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우 은행지주회사 계열사로서 강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퇴직연금이 TDF 수탁고에 따라 성적표가 갈렸다면, 개인연금은 과거부터 오랜 시간 연금펀드 상품을 운용해 온 운용사일수록 수탁고 순위가 높았다는 평가다.
상위 2개사의 최근 3개년 수탁고 추이를 살펴보면 성장률은 두배 가까운 수준이다. 2016년 말과 지난 22일 기준 전체 연금 펀드 수탁고 성장률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71.5%, 삼성자산운용은 114.1% 늘었다.
퇴직연금만 보면 성장률은 더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퇴직연금 수탁고는 3년여 만에 91% 성장했고, 삼성자산운용은 155% 늘었다. TDF 시장이 본격화하면서 퇴직연금 수탁고도 급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DF 상품은 올해에만 5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업계 처음으로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외국 운용사 위탁이 아닌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접 운용하며 2017년 3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20% 내외의 우수한 성과를 시현 중이다.
삼성자산운용도 한국형 TDF 시리즈 연금 클래스로만 2016년 말 대비 5000억원 가까이 증가했으며, 삼성 미국투자적격채권펀드 시리즈에도 20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퇴직연금 수탁고를 끌어올렸다.
삼성자산운용 연금본부 관계자는 "TDF, TIF 등 연금에 특화된 선진 상품을 업계에 선보이는 동시에 연금 솔루션 서비스에 특화된 상품을 출시해 수탁고 증대에 기여했다"며 "펀드 하나만으로도 연금 투자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