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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투자 시대]④국내 ESG 주식형펀드 실체는

  • 2020.12.01(화) 09:00

ETF 포함, 50개 육박…ESG 지수 구성종목 주로 담아
상위 보유종목 코스피200과 '엇비슷'…수익률 '양호'

국내 ESG 관련 펀드 설정액은 2007년 한때 3조원에 육박한 때가 있었지만 현재는 1조원대까지 줄었습니다. 하지만 펀드 개수는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 10월 말 현재 46개에 달하는데요. 착한투자, 책임투자, 주주가치 등의 이름이 달리다 최근에는 ESG를 이름에 직접 단 펀드들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국내 ESG 펀드만 50개에 육박하다 보니 투자자들로서는 선택 장애가 오는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유형을 나눠 선택한다면 조금 더 수월해집니다. 국내 ESG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공모펀드(11월20일 기준, 재간접펀드 제외)는 총 28개로 이 중 국내주식형 펀드는 총 13개, 상장지수펀드(ETF)는 7개입니다.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이 4개, 해외주식형이 4개입니다.

사실 국내 ESG 주식형 펀드와 ETF 20개의 경우 구성종목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국내 ESG 대표 기업들의 면면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보유종목 상위 10개만 놓고 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와 거의 일치하는 펀드들이 많죠.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추종지수가 조금씩 다르지만 지수 구성 종목이 유사할 수밖에 없고 일반 펀드 역시 ESG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기업들을 담다 보니 당연히 엇비슷합니다. 

하지만 보유종목 가운데 겹치지 않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수익률의 차이를 결정하는 셈인데요. 추종하는 지수에 따라 담는 종목에 조금씩 차이가 나타납니다.

삼성KODEX200ESG ETF는 KRX 코스피200 ESG 지수를 추종하고 KBKBSTARESG사회책임투자 ETF는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습니다. 브이아이FOCUSESGLeaders150 ETF는 KRX ESG 우수기업지수(리더스150)를 추종하죠. 참고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년 발표하는 ESG 평가 결과는 KRX 사회책임투자지수종목 구성에 활용됩니다. 

삼성KODEXMSCIESG유니버설, 미래에셋TIGERMSCIKOREAESG유니버설, 미래에셋TIGERMSCIKOREAESG리더스는 MSCI의 ESG 지수를 추종합니다. 한화ARIRANGESG우수기업 ETF는 유일하게  WISE ESG우수기업 지수를 추종합니다. 다른 ETF와 구성종목 차이가 큰 이유입니다.

종목들의 면면을 보면 코스피200 지수 편입 상위 10 종목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셀트리온, 현대차, 삼성SDI, 카카오, LG생활건강을 비롯, ESG 등급(한국기업지배구조원 기준)이 A등급 이상인 기업들이 많습니다. 참고로 올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ESG 등급 기업 중 A+ 등급은 16개사, A등급은 95개사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거의 빠지지 않는데요. 미래에셋TIGERMSCIKOREAESG리더스 ETF, 한화ARIRANGESG우수기업 ETF과 브이아이FOCUSESGLeaders150 ETF 등 3개 ETF를 제외하고는 모두 삼성전자를 담고 있을 정도입니다.

SK하이닉스, NAVER, 현대차, 현대모비스, SK텔레콤, 삼성SDI, 카카오, POSCO, 신한지주, KB금융, LG화학, LG생활건강,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도 상당수 펀드들이 담고 있습니다. ESG 펀드를 투자하고자 할 때 어떤 기업들이 ESG 기업으로 분류되면서 내 펀드, ETF에 담기는지 확인하는 것이 단순히 ESG에 투자하는 펀드를 이름만 보고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죠.

사실 언뜻 봐도 몇몇 펀드를 제외하면 구성종목이 대동소이한데요. 최근 자본시장연구원도 ESG ETF 포트폴리오가 전반적으로 일반 펀드의 시장 포트폴리오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 스스로 펀드의 ESG 수준을 가늠하기 쉽지 않고 이른바 '그린워싱' 기업처럼 ESG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투자를 하는 것처럼 표방하는 상품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ESG 펀드의 투자설명서는 일반 펀드와 같이 표준화된 양식을 따르기 때문에 ESG 펀드의 차별성이 드러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본연은 펀드의 ESG 수준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를 선정해 투자설명서 상에 공시하도록 한다면 투자자들이 ESG 펀드의 질적인 차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앞서 2편에서 국내에서는 아직 E 등급이 높은 기업이 많지 않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대체로 ESG 펀드 편입 종목들도 대부분 ESG 전반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기업 비중이 크고 E, S, G 가운데서는 지배구조(G) 점수가 높은 기업 비중이 큽니다. E, S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NH투자증권은 국내의 경우 아직은 환경 지표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부족한 영향으로 판단했는데요. 국내 환경 지표를 정의하는 방법이나 정보 누락 등으로 평가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질 개연성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단기 수익률의 의미가 크지 않지만 최근 1년 수익률만 놓고 보면 ESG 펀드들의 성과는 상당히 양호합니다. 2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들도 상당한데요. 지난 20일 현재 1년 수익률 상으로는 마이다스책임투자가 40%에 육박했고, KTBESG1등주펀드도 37% 선에 달했습니다. 

[착한투자 시대]⑤글로벌 ESG 포트폴리오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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