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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SA 대전' 다시 불 붙었다

  • 2021.03.05(금) 13:30

주식매매되는 중개형 ISA 출시…고객유치 경쟁
'손익통산' 적용한 세제혜택 매력적 '흥행 기대'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국민재산 증식'을 모토로 등장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그야말로 '신통방통한' 상품이었다. 통장 하나에 예금과 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각종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데다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만능통장'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았다.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사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했다.

하지만 ISA의 인기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연간 한도 2000만원을 채워도 얼마 되지 않는 세액 감면액과 원금을 5년간 뺄 수 없다는 제약 조건은 ISA를 향한 투자자들의 발길을 멈칫하게 했다. 그랬던 ISA가 달라졌다. 가입 문턱이 낮아진 것은 물론 예전보다 계좌에 오래 돈을 묶어두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이제는 ISA를 통해 주식 매매도 가능해졌다.

'동학개미운동'을 등에 업고 ISA가 다시 유행할 것이란 기대감에 증권가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대형 증권사들을 필두로 속속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SA 대전에 또 한 번 불이 붙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나란히 '투자중개형 ISA'를 출시하고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뒤이어 이달 2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동일한 상품을 내놓고 투자자 모집에 들어갔다. 이들 증권사는 상품 출시와 더불어 중개형 ISA에 가입한 고객이 국내 주식을 거래할 경우 매매수수료를 한시적 또는 평생 무료로 제공하거나 추첨을 통해 현금이나 가전제품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중개형 ISA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중개형 ISA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ISA 유형이다. 기존 신탁형이나 일임형 ISA가 예·적금과 펀드(ETF·리츠 등 포함), ELS 등만 편입 가능한 것과 달리 중개형 ISA는 증권사의 일반 위탁계좌와 같은 형태로 개별 주식 매매가 가능하다.

이는 ISA 활성화를 목적으로 개정돼 올 초부터 시행된 조세특례제한법을 근거로 한다. 개정안에는 주식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ISA 신설 외에 가입 대상 확대(소득이 있는자, 농어민에서 19세 이상 국민이면 모두 가입 가능), 의무 가입 기간 축소(종전 5년에서 3년으로 완화·계약기간 3년 이상 설정 만료 후 해지 가능), 만기자금 연금계좌 전환 시 추가 세액공제 혜택 등이 포함됐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거세게 불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편승해 개별 종목을 사고팔 수 있는 중개형 ISA가 흥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ISA가 가진 세제혜택은 투자자 유입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존 일반 계좌로 거래할 때는 이자와 배당소득세 15.4%가 과세되지만 ISA 계좌에서는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주고 초과분에 대해선 9.9% 세율을 매긴다. 또 '손익통산'의 개념을 적용해 주식에 투자해 손실을 봤더라도 펀드나 ELS 등에서 나온 이익을 합산해 세제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펀드에서 1000만원의 이익을 냈지만 주식에서 300만원의 손실이 났다면 과세표준은 700만원이다. 200만원 비과세를 초과하는 500만원에서만 9.9% 분리과세를 실시하는 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투자에 눈 뜬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존 주식 매매 방법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면서 세제혜택을 주는 중개형 ISA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며 "고객 유치 선점을 위한 증권사 간 마케팅 경쟁은 당분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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