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발 빠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상화된 비대면 서비스 전문화에 신경을 쓰는가 하면 전사적인 디지털화에 열을 올리면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안인성 NH투자증권 디지털솔루션본부장(상무)을 디지털부문 대표로 영입했다. 안 대표는 NH투자증권에서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총괄한 디지털 금융 전문가다.
이보다 앞서 키움증권의 스타 애널리스트인 서상영 투자전략팀장을 스카웃해 디지털리서치팀장으로 앉히기도 했다. 잇따른 디지털 관련 전문가 외부 영입에 업계의 관심도 상당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준비했다. 지난 2017년 비대면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 전문가로 구성된 디지털 금융 부문을 만든 게 대표적이다. 같은 해 6월에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주식 스왑을 통해 서로에게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고 이후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네이버통장 등 신규 제휴 서비스를 계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DT)'을 핵심 추진 과제로 삼고 전사적인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DT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으로서 'DT 추진팀'과 '프로세스 혁신팀'을 신설하는가 하면 곧이어 DT 비전 선포식을 통해 '디지털혁신위원회'를 발족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미래에셋 스마트머니'는 대중들에게 가장 알려진 디지털 소통 채널이다. 지난 2019년 7월 운영을 시작해 작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지금껏 업로드된 영상은 약 460개에 이른다.
유튜브를 비롯한 SNS 채널 운영은 해당 부서가 담당하지만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은 금융투자 역량을 가진 각 부문 간 협업을 통해 전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소통을 위한 미래에셋증권의 행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바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유튜브 출연이다. 박 회장은 올 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들과의 투자미팅을 통해 외부에서는 접하기 힘든 투자전략에 대한 논의 과정을 보여주는 한편 본인의 투자철학과 노후준비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미래에셋 스마트머니 유튜브 채널이 11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얻게 된 것은 자타 공인 박 회장의 공이 가장 크다.
미래에셋증권의 디지털 전환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미래에셋 스마트머니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갈수록 늘어나는 비대면 투자 콘텐츠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단어와 문장에 따라 입모양과 간단한 제스처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학습된 AI 영상 합성 솔루션을 통해 자동 제작됐다.
권오만 미래에셋증권 디지털Biz본부장은 "증가하는 비대면 투자 정보의 수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 솔루션을 채택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에 맞는 투자 콘텐츠 제공을 위해 솔루션의 활용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