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청약에 나서요. 이 회사는 최근 공모가 논란으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한 크래프톤과 닮은꼴인데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5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6월 청약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어요.
이후 6월 11일 공모 규모를 줄이고 희망공모가격도 낮춰서 다시 증권신고서 제출했는데요. 이 회사가 공모가격을 낮춘 것은 애초 해외기업 위주로 비교했다가 정정 과정에서 국내 기업을 대거 집어넣었기 때문. 크래프톤도 최근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공모가를 수정했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다시 제출한 증권신고서 효력이 3일 발생하면, 8일과 9일 청약을 진행해요. 그럼 에스디바이오센서 증권신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요점정리 들어갑니다.
① 하는 일
2010년 에스디(현 한국애보트진단)의 바이오센서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설립한 진단키트 회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극적인 실적 성장을 이뤘음. 매출은 2019년 729억원 → 2020년 1조6861억원, 순이익도 31억원 → 6216억원으로 급증.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1조1791억원, 순이익 4375억원으로 이미 1분기(3개월) 만으로도 작년 연간 수준에 근접.
이러한 실적 급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스탠더드Q(신속면역화학진단)라는 제품이 있음. 극소량의 검체를 이용해 의료 현장에서 간단한 절차를 통해 15~30분 이내에 육안으로 질병의 유무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 키트.
2019년까지는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이 8.7%(63억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83.7%(1조4120억원)으로 급증. 올해 1분기에도 스탠더스Q에서만 1조원이 넘는 매출이 발생하며, 매출 비중 90%를 넘어섰음. 같은 기간 스탠더드Q 가동률도 22.4%(2019년) → 72.7%((2020년) → 82.3%(2021년 1분기)로 쉴 틈 없이 생산 중.
국내뿐만 아니라 WHO의 승인을 받으면서 해외로 대량 수출이 가능해진 것이 실적 급성장 이유. 스탠다드Q는 세계적 제약사 스위스 로슈(Roche)와 국제기구 등을 통해 해외로 수출.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7.8%(1분기 기준)를 차지.
② 공모가 바뀐 과정
지난 5월 18일 증권신고서를 처음 제출할 당시 공모가 6만6000원~8만5000원으로 제시. 공모가 산정을 위해 비교한 대상은 씨젠, 미국 써모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미국 퍼킨엘머(PerkinElmer) 3곳.
이들 회사의 평균 PER 19.09배를 기반으로 주당 평가액 11만2067원을 계산하고, 할인율(24.2%~41.1%)을 적용해 희망공모가 6만6000원~8만5000원 산출.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요구로 6월 11일 증권신고서를 수정 제출하면서 3곳 외에도 코스닥 상장회사 휴마시스, 랩지노믹스, 바이오니아를 추가해 비교 대상을 6곳으로 늘림.
그 결과 비교회사 평균 PER은 14.64배로 낮아졌고, 이를 기반으로 주당 평가액을 계산한 결과 8만7635원이 나왔음. 할인율(40.7%~48.7%) 폭도 넓혀서 희망공모가 4만5000원~5만2000원을 산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한 달도 안 되는 빠른 시간 내에 공모가를 확 줄여서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본인들이 봤을 때 지금이 상장의 적기라고 판단한 셈.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극적인 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 진단키드 매출 급증이 자리 잡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실적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회사 측은 투자위험요소에서 "코로나19 종식으로 진단 검사에 대한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에 따라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힘.
③ 공모개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번 상장 공모로 1244만2200주를 판매할 예정. 신주모집 829만4800주, 구주매출 414만7400주으로 구주매출비중이 전체의 33.3% 수준. SK바이오사이언스(33.3%), 크래프톤(35%)과 비슷한 구주매출 비중.
신주모집은 새로운 주식을 찍어서 판매하고 회사가 그 자금을 활용해 새로운 투자에 나서는 재원으로 사용하는 목적. 반면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의 주식을 파는 것이어서 회사로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주주의 투자금 회수 성격임.
구주매출로 주식을 파는 곳은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이 회사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최대주주 조영식 이사회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 따라서 이번 상장 공모의 최대 수혜자는 조 의장.
구주매출 금액은 4407억원(증권신고서 정정 전 공모가 상단 8만5000원 기준)에서 2157억원(정정 후 공모가 상단 5만2000원)으로 작아졌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전체 공모주식을 1555만2900주에서 1244만2200주로 줄이는 과정에서 신주와 구주를 같은 비율로 줄였음. 구주매출 비중을 포기하지 않은 것.
주식시장 상장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상장을 통해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함. 이런 시각에서 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상장 준비 과정은 논란을 스스로 자처한 측면이 있음. 코로나 19로 높아진 실적만큼 포스트코로나 시대 성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느냐가 관건.
④ 청약 방법
전체 공모주 1244만2200주를 우리사주조합 20%(248만8440주), 기관투자자 55%(684만3210주), 일반투자자 25%(311만550주) 비율로 배정. 우리사주조합에서 미청약 주식이 발생하면 최대 5%(62만2110주)내에서 일반청약자에 추가 배정 가능.
청약은 7월 8일과 9일 오전 10시~오후 4시 사이에 진행. 청약증권사는 NH투자증권(일반배정 물량 139만9747주), 한국투자증권(108만8693주), 삼성증권(31만1055주), KB증권(31만1055주)
NH, 삼성, KB증권은 청약 전날까지 계좌를 만들어야 하고 한국투자증권은 청약 당일에도 제휴 은행 또는 온라인계좌 개설시 청약 가능. NH, KB는 온라인 청약 수수료 무료이나 한국투자, 삼성증권은 증거금 환불 때 청약수수료 2000원을 떼고 돌려줌.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이며, 최소 청약증거금은 22만5000원(공모가 하단 4만5000원)에서 26만원(공모가 상단 5만2000원). 확정공모가는 7월 7일 발표.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31.4% 수준. 다만 유통가능물량에 공모주주(9.80%, 일반+기관 물량)외에 공모가보다 낮은 단가로 주식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이는 기존주주(21.6%) 비중이 높다는 점이 관건.
기관투자자에 배정하는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정해지면 상장 직후 유통물량은 좀 더 줄어들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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