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제품 생산과 유통과정을 하나의 통합망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인 SCM(공급망 관리)을 판매하는 엠로(EMRO)가 이번 주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해요.
엠로는 이번 상장을 위해 지난 6월 30일 증권신고서(상장회사가 증권, 즉 주식이나 채권을 팔아서 돈을 마련하려고 할 때 금융당국에 신고해야하는 서류)를 제출했는데요. 1차례 정정과정을 거치고 지난 7월 29일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증권신고서에 이상이 없으므로 상장을 진행해도 된다고 금융감독원이 인정하는 것)했어요.
그럼 어떤 기업인지, 공모주 청약 특징은 무엇인지 증권신고서 분석을 통해 살펴볼게요.
▷관련공시: 엠로 7월 14일 [정정]증권신고서(지분증권)
① 하는 일
엠로는 2000년 세워진 곳. 20년간 SCM분야를 담당해옴. SCM은 영어로 supply chain management. 직역하면 공급망 관리라는 뜻.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제품에 필요한 부품·자재를 공급받아야 하고 이를 가지고 제조하고 도소매를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이루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함. 바로 이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SCM.
엠로는 SCM 중에서도 구매SCM 전문회사임. SCM은 물류, 생산, 구매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도 구매영역에 특화되어 있다는 뜻. 엠로는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품·자재 협력사를 발굴하고 선정, 계약, 납품, 입고, 정산에 이르는 구매행위의 전 과정을 최적화한 자체적인 구매SCM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기업들에게 판매하고 있음.
엠로가 만드는 구매SCM 소프트웨어는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과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에서도 사용하고 있음.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겐 월 사용료를 지불하는 형태로도 서비스를 판매 중.
구매SCM 특성상 산업별 특성을 잘 캐치해야 협력사 발굴과 계약 등 거래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데 엠로는 다양한 산업분야 속하는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해 놓고 있는 만큼 경쟁우위에 있다는 것이 엠로가 내세우고 있는 자랑거리. 올해 1분기 기준 SCM분야의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68.43%를 차지함.
② 공모 개요
엠로는 이번 상장으로 101만6104주를 팔 예정. 특이한 점은 신주 발행이 없다는 점. 100% 기존 주식을 파는 구주매출 형태임.
주식을 내놓은 주주는 엠로 본인.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기주식을 이번 상장 공모주 물량을 내놓음. 따라서 공모주를 완판한 뒤 얻는 공모자금은 100% 회사가 가져감.
1주당 희망공모가격은 2만100원~2만2600원. 상장을 하는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PER(주가수익비율) 방식을 활용. 핸디소프트, 웹케시, 영림원소프트랩, 더존비즈온 4개사를 비교대상으로 삼아 평균 PER 29.38배를 계산해 1주당 평가액 3만2596원을 계산. 여기에 할인율 38.34%~30.67%을 적용해 희망공모가격을 결정. 확정 공모가격은 3일 발표할 예정.
전체 공모주 101만6104주 가운데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은 25만4026주(25%). 다만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이 없기 때문에 일반청약자 물량은 30만4841주(30%)로 늘어날 수 있음.
공모주를 팔아 확보하는 자금 206억원 중 144억원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와 법인세비용 지출에 사용할 계획. 나머지 16억원은 마케팅비용 등 운영자금에 45억원은 우리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을 예정.
청약은 한국투자증권에서 4~5일 이틀 간 진행. 온라인, 스마트폰에서 은행 등을 통한 위탁계좌를 개설하면 청약 당일에도 청약 가능. 수수료는 온라인 기준 2000원.
③ 특이 사항
엠로는 2018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다가 2019년 흑자 전환함. 이후 2020년 영업이익률 14.4%를 기록 2019년(2.78%)대비 크게 개선됨. 이는 누적고객수가 늘어나 초기 원가가 절감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기 때문. 이러한 영향은 2021년 1분기에도 나타나고 있음.
다만 부채비율은 높음. 2018년 엠로의 부채비율은 130%에서 2019년 578%로 크게 증가. 2020년에는 162%를 기록. 이는 과거 회사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 차입금과 전환사채, 전환상환우선주 등을 발행했기 때문. 엠로는 이번 상장으로 확보하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부채비율을 개선할 예정.
또 하나 투자자가 눈여겨볼 점. 엠로는 신속이전기업 요건을 충족해 코스닥 시장으로 상장하는 사례라는 것. 엠로는 2016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기업임.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시장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벤처기업,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곳. 엠로는 이번에 코스닥시장 상장요건 중 하나인 신속이전기업 요건을 충족해 코스닥으로 장소를 옮기는 것.
신속이전기업 요건은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후 1년이 지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매출액, 영업이익 등이 일정요건을 충족한 기업에게 주어지는 상장 특례임.
상장 후 엠로의 총 주식수는 542만6060주. 이 중 56.52%인 306만7067주가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으로 나올 수 있음. 기존 엠로 주주들의 물량과 이번 공모주에 청약하는 기관투자자 및 일반청약자 물량을 합한 수치임. 따라서 엠로 투자자는 상장 직후 대거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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