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11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시장에 맞먹는 위세를 보였다.
거래자의 절반 이상이 3040세대로 나타난 가운데 30대 남성의 이용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들의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횟수는 4회로, 1회 거래금액은 약 75만원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말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29곳을 제도권에 편입한 뒤 처음으로 낸 공식 집계다.
1일 금융위원회와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 일평균 거래규모는 작년 하반기 기준 원화마켓 10조7000억원, 코인마켓 6000억원 등 모두 11조3000억원에 달했다.
거래대금만 놓고 보면 코넥스(74억원)를 넘어 코스닥(11조8500억원)과 비등한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기준 5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이용자는 원화마켓 1339만명, 코인마켓 185만명 등 총 1525만명으로 고객확인의무(KYC)를 이행한 실제 참여 인원은 558만명(중복포함)으로 나타났다. 전체 등록 이용자 대비 36%에 이르는 규모다.
30대 남성이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나타났다. 앞선 가상자산시장 실제 이용자(558만명)의 21%인 121만명이 여기에 해당됐다. 30대 전체로는 174만명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이어 40대(27%), 20대(23%), 50대(14%), 60대 이상(4%) 순이다. 3040 세대가 가상자산 시장 전체 거래자의 58%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67%)이 여성(33%)보다 2배가량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이들 거래자의 매도와 매수를 합산한 일평균 거래횟수는 4.1회로 한 번에 거래하는 금액은 평균 75만원을 기록했다. 1일 거래횟수를 30대가 평균 5회로 가장 빈번했고, 1회 거래금액은 60대 이상이 10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 이용자의 56%인 313만명이 100만원 이하의 보유금액을 나타냈다. 100만~1000만원은 전체의 29%(163만명)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10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용자는 전체의 15%인 82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총 1257개로 사업자간 중복을 제외하면 유통 가상자산 종류는 623종으로 집계됐다. 이중 특정 사업자에서만 거래가 지원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403종이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대 가상자산 가운데 글로벌 상위 10대 가상자산에 포함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에이다(ADA), 솔라나(SOL) 등 5개다.
다만 국내 유통 가상자산의 가격변동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유통 가상자산의 평균 MDD(최고점 대비 가격하락폭)는 약 65%로 유가증권시장의 4.4배에 이르렀다. 이 MDD가 70% 이상인 가상자산은 498개(중복포함)로 전체의 41%였다.
이번 결과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24곳과 보관업자 5곳 등 가상자산 사업자 29곳을 공식 승인한 이후 처음으로 이들의 실태를 집계해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지난 1월 오아시스거래소 등 4곳에 대해 금융당국이 신고 수리를 결정하면서 현재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가상자산 사업자는 총 33곳이다.
이동욱 금융위 FIU 가상자산검사과장은 "앞으로 반기별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서 추세 등을 비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