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매각 과정에서 관련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인수전 참여 기업의 주가 변동 이면에 불공정거래가 있는지 조사하고 확인 시 엄중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7일 금감원에 따르면 정은보 원장은 전일 자본시장 관련 임원회의에서 "최근 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이 악용돼 시장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테마주에 대한 신속 대응과 같은 차원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관련 부서(공시·조사·회계)간 협력 및 공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큰 변동성을 보인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날 코스피 상장사 쌍방울은 하루 만에 10.98% 하락해 109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도 오후 2시 현재 13.33% 급락 중이다. 쌍방울은 쌍용차 인수 추진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며 지난 1일과 4일에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그러나 업계에서 자금력 측면에서 인수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 이튿날인 지난 5일 6.11% 급락했다.
7일에는 KG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KG그룹이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전 참전 의사를 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이날 오전 상한가를 찍은 KG동부제철은 오후 2시 현재 19.84% 급등 중이고, KG케미칼(5.04%), KG ETS(3.80%), KG모빌리언스(2.02%) 모두 강세다.
정 원장은 이와 관련해 △부실기업 인수를 통한 신사업 투자 등 호재성 미확인 정보의 공시 △언론보도로 사업내용을 과장 홍보해 주가를 올릴 가능성 △투자조합·사모펀드 등의 상장기업 인수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정보이용 가능성을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로 모두 언급했다.
그는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협의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발견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것"이라면서 "특히 관련 기업을 공시심사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해당 기업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 정기보고서, 주요사항보고서 등의 제반 공시서류에 중요사항 기재누락·허위기재 여부 등을 면밀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당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집중적으로 심사해 필요시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는 언급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