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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부동산PF 한파…증권사는 괜찮을까

  • 2022.10.21(금) 10:55

증권업계 유동성 위기설에 환매 문의
신용보강 유동화증권 30조원 만기도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에 여의도 증권가가 발칵 뒤집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증권사들을 향해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이나 채권이 상환되지 못하면 보증을 선 증권사에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증시 침체로 가뜩이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증권사에는 유동성 경고등이 켜졌다.

연말까지 30조원에 달하는 부동산PF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2020년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 당시보다 현재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증권사에 맡긴 돈 어떻게 되나요?"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레고랜드 개발금 미지급 사태 이후 일부 증권사에는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에 대한 환매 문의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MMF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현금이나 기업어음(CP)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MMF는 단기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 개인이 환매를 원할 경우, 당일 증권사가 들고 있는 현금으로 즉시 입금된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MMF 환매에 대한 문의가 나오는 건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는 아이원제일차가 지난달 29일 레고랜드 개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비롯됐다. 아이원제일차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레고랜드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지난해 아이원제일차는 레고랜드 개발비용인 2050억원어치 대출채권을 기초로 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고, 이는 강원도가 보증을 섰다. BNK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아 10개 증권사와 1개 자산운용사를 통해 팔려 나갔다. 

그러나 강원도가 돌연 상환을 거부하면서 아이원제일차는 부도를 맞았다. 지자체의 신용보강에도 지급불능 처지에 놓이자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는 부동산PF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2의 레고랜드 사태 나오나...'예의주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당장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1000%를 웃돌며, 중소형사 역시 평균 500%에 달한다. 

다만 부동산 PF 유동화물의 만기가 짧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상환이나 롤오버(만기 연장)에 실패할시 '폭탄'이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부동산 PF는 건물 시공에 필요한 자금을 모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유동화 증권에 대해 증권사가 채무보증을 맡아 수수료를 벌어들였다. 지난 몇년간 부동산 시장 호황을 맞아 개발수요가 급증했고 증권사들은 부동산PF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사업을 완전히 접을 순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정부기관에서 보증을 섰는데도 돈을 받지 못한 레고랜드 사태를 보면서 이전보다 PF 사업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는 맞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자금 악화설이 나오고, 자금 중개 쪽에선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 당시보다 더 힘들다는 얘기도 한다"며 "시장에만 맡긴다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연말까지 30조원에 달하는 부동산PF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도래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가 신용보강한 부동산PF 유동화증권 가운데 이번 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6조7013억원어치다. 다음 달에는 10조7297억원, 12월에는 9조7574억원가량의 만기가 찾아올 예정이다. 

홍성기 나신평 SF평가본부 SF평가1실장은 "아직까지는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으로 차환발행 물량이 소화되고 있다"면서도 "이같은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차환 발행 중단에 의한 건설사,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연말 북클로징(장부 마감)이 다가오면서 이미 올해 채권 인수를 마무리 지은 곳도 있다"며 "현재 위험을 떠안으려는 곳이 없을테니 증권사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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