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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합병시 일반투자자 대비 증권사 등 스폰서 이익 '약 4배'

  • 2023.03.09(목) 12:00

지난해 스팩 IPO 45건…2020년 19건 대비 크게 늘어
일반투자자 이익률 62.1%, 증권사 등 스폰서는 210%

최근 잠재력 있는 비상장기업이 보다 유연하게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스팩(SPAC)제도가 활발한 가운데 스팩 합병 성공시 일반투자자와 증권사, 투자운용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모두 상당한 이익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합병시 일반투자자가 가져가는 이익보다 증권사, 투자운용사 등 스폰서가 가져가는 이익이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9일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공시조사 이슈분석을 통해 '최근 스팩의 IPO 및 합병 동향과 투자자 유의사항'을 공개했다. 참고로 공시조사 이슈분석은 금감원이 지난해 7월부터 발간하고 있는 연재물로 늘어난 개인투자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자본시장 분석자료 제공이 목적이다. 

스팩은 영어로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로 다른 법인과의 합병이 유일한 사업목적인 법인이다. 스팩이 먼저 기업공개(IPO)로 상장한 뒤 비상장법인과 합병에 성공하면 상장기업으로 남을 수 있고, 만약 합병에 실패하면 스팩은 해산절차를 밟는다. 

금감원이 공개한 스팩 IPO 및 합병 동향을 보면 지난해 스팩 IPO 건수는 45건으로 2020년 19건, 2021년 25건에서 크게 늘었다. 주식시장 전반이 위축되면서 상장공모시장도 침체를 겪었지만 스팩에 대한 관심은 높았던 것을 보여준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스팩의 투자안정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스팩 합병에 성공한 54건을 분석한 결과 일반투자자는 투자원금의 62.1%를 이익으로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투자자 투자원금이 83억원인데 52억원을 이익으로 확보한 것이다. 또 대체로 합병에 성공한 합병신주의 주가는 공모가를 웃돌았다. 12건은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반투자자와 비교해 증권사 등 스폰서의 투자이익은 약 4배 많았다. 54건의 스팩 합병 성공 건수를 분석한 결과 스폰서의 투자원금은 19억원이었지만 실제 거둬들인 이익은 39억원으로 이익률이 210%에 달했다. 

스폰서 중 증권사는 합병성공 시 얻는 투자이익 외에도 인수 및 자문수수료를 받으며 25억원(이익률 268.7%)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일반투자자와 스폰서 간 이익에 차이가 나는 것은 애초에 투자 단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투자자의 스팩 투자단가(1주당 공모가 2000원)대비 증권사, 투자운용사 등 스폰서의 투자단가(통상 1주당 1000원)는 절반에 불과하다. 또 스폰서가 받아가는 인수 및 자문수수료도 상당하다. 따라서 스폰서가 일반투자자보다 더 많은 이익 및 수익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스팩이 합병할 때 산정하는 합병비율도 일반투자자에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이 비상장법인과 합병할 때 스팩의 합병가액은 기준시가 대비 할인하지만 합병대상법인의 가치는 할증해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경향이 많았다. 이 때문에 합병 성공 시 받는 신주의 주식수가 줄면서 스팩에 투자한 일반투자자의  합병 후 지분율이 하락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대부분 합병 전에 투자했던 스팩에 대한 원금과 이익을 회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에 투자한 기관투자자 95.4%가 합병 전 주식을 처분해 실제 합병 후 주주총회 시 기관투자자가 갖는 의결권 비율은 24.4%에 불과했다. 

다만 합병에 실패해면 공모금액의 90%이상을 예치해두고 보유재산을 일반투자자에게 우선지급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의 투자원금(공모가) 손실은 없었다. 반면 증권사, 투자운용사 등 스폰서는 일반투자자보다 후순위로 잔여재산을 청구할 수 있어 손실이 발생했다. 합병 실패로 해산한 스팩 24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스폰서의 손실액은 최대 4억3000만원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잠재력 있는 비상장기업에게 상장기회를 주고 투자자에게는 양호한 수익을 제공하며 전체적으로 스팩제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만 일반투자자 대비 스폰서에 유리한 거래조건과 합병 전 기관투자자의 매도로 스폰서에 대한 견제가 부족한 것은 우려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또 금감원은 "합병 성공 시 스폰서가 가져가는 이익이 많고 실패 시 스폰서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자는 정확한 합병가액 산출근거, 스폰서의 과거 자문내역, 합병 후 주가현황 등을 꼼꼼히 확인해 투자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향후 스팩 IPO 및 합병 증권신고서에 일반투자자 및 스폰서 간 이해상충 요소 등을 충실히 기재할 수 있도록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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