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30분께 '자유헌정 질서 수호'를 명분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이 선포된 지 2시간 반이 지난 오전 1시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고, 이후 오전 4시30분께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약 6시간 동안의 비상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역대급으로 노출된 가운데 4일 주식시장도 장 초반부터 줄곧 하락세다. 헌정사상 비상계엄은 13번째이며, 1979년 10·26 이후 45년만이다. 당시와 경제규모가 확연히 달라 계엄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있게 비교 분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사례가 존재한다. 해외 계엄령 선포 이후 금융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태국과 튀르키예 등 외국 금융시장 사례를 보면 계엄령 발동에 따른 영향은 길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태국 군부는 지난 2014년 5월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약 10개월가량 후인 2015년 4월 계엄령을 해제했다.
계엄령이 상당 기간 지속됐지만 금융시장의 충격은 길지 않았다. 박 연구원은 "태국 계엄령 발동 당시 SET 지수는 1.6% 하락에 그친 후 상승세를 보였다"며 "바트화 환율도 1.2% 절하된 후 일주일 만에 원래 가격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SET 지수는 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구성한 종합주가지수다.
튀르키예 군부는 2016년 7월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약 2년 뒤인 2018년 7월 계엄령이 해제됐다.
당시 튀르키예 주가 하락 폭은 태국보다 컸다. 박 연구원은 "2016년 튀르키예 계엄령 발동 당시 BIST 지수는 13% 하락하고 리라화 환율은 6% 절하됐다"면서도 "10일 이후 원 가격 추세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BIST 지수는 튀르키예의 가장 중요한 주가지수로 이스탄불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박석중 연구원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화 조치를 피력, 금융시장 변동성 높이는 제어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연말 탄핵정국 진입 가능성이 점차 커져 국정 불안 요인까지 잔존하는 만큼 연말 금융시장내 불확실성 반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