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들이 글로벌 5세대 이동통신(5G) 생태계 선도를 위해 범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한다. 정부는 범부처 민·관 합동 '5G플러스(+) 전략 위원회'를 만들고 5G 기반 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스마트폰, 통신장비, 콘텐츠 등 산업 생태계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각오다.
◇ 5G 전략위 가동…핵심 서비스 활성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범부처 민·관 합동 5G+ 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전략위원회는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 차관, 통신·제조사 등 연관 산업 분야 민간위원 14명을 포함한 총 24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제1차 전략위원회에서는 정부의 '5G+ 전략 실행계획(안)'에 대한 안건 보고와 그간의 추진현황, 올 하반기 주요계획(안) 및 5G+ 전략산업 추진계획(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전략위는 올 하반기까지 실감 콘텐츠, 스마트 팩토리(공장) 등 5G 핵심 서비스 활성화를 지원하는 체계 구축에 집중한다.
실감 콘텐츠의 경우 5G 콘텐츠 프로젝트 확대를 비롯해 입체 실감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국립박물관 4개소(중앙·광주·대구·청주) 체험관 구축 등을 추진해 콘텐츠 시장의 조기 활성화를 지원한다. 장기적으론 오는 2023년까지 글로벌 5G 콘텐츠 10개 창출 , 전문기업 100곳 육성에 나선다.
스마트 공장은 5G 기반 생산성 혁신기술(물류이송로봇, 예지정비 등)의 산업현장 실증을 지원하고, 다양한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에 활용 가능한 5G 통신 단말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부문 역시 오는 2022년까지 5G-스마트공장 솔루션의 1000개 중소기업 도입이 목표다.
자율주행차는 판교(제로시티)·대구(수성)에서 자율주행셔틀 기술검증과 시범운영을 추진하는 한편, 3차원 전자 정밀도로지도를 전국 고속도로에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2026년까지 5G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5개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스마트 시티도 시범도시 내 5G 접목을 위한 민·관 협의체(과기정통부·국토부)를 구성해 국가시범도시 서비스 계획을 수립한다. 이 경우 오는 2024년까지 5G 기반 스마트시티 공공 서비스 15종을 도입한다.
헬스케어는 5G 서비스의 개발·테스트·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관계부처(과기정통부·복지부·소방청·식약처 등)가 '디지털 헬스케어 체감서비스 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5G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단말 및 차량통신(V2X) 분야 해외수출 지원을 위한 국제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에 착수하고, 전파차폐 실험시설인 '전파 플레이그라운드'(용산)를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5G 장비의 경우 '네트워크 장비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장비 공급 중소기업과 수요 대기업·공공기관의 협력을 촉진한다.
드론 규제샌드박스 사업과 우편배송 드론 개발 착수 등 공공수요와 연계한 5G 드론의 활용모델을 발굴·실증하고, 혁신인재 참여 유도를 위한 경진대회 '5G 챌린지'도 개최한다.
이밖에 5G 서비스 이용기반 강화를 위해 주파수 추가 확보 및 전파법 개정, 보안 강화·디지털 격차 해소 등 이용자 보호 방안도 추진한다.
◇ 2026년 5G 산업 생산액 180조원 목표
정부는 이날 그간의 민간 의견 수렴과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6년 5G 전략 산업 생산액 180조원(세계시장 15% 점유), 수출 730억달러 달성을 위한 15대 5G+ 전략산업별 중장기 정책목표와 추진계획(안)도 제시했다.
'10대 5G+ 핵심산업' 가운데 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오는 2026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한다. 같은 기간 5G 등 차세대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로 1위를 기록한다는 구상이다.
가상·증강현실(VR·AR)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점유율 26%를 목표로 세웠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점유율 12%가 목표다.
정부는 이번 전략위원회 논의결과와 지속적인 현장 의견수렴을 통해, 향후 5G+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실행방안을 보완·구체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계획으로 '월드 베스트 5G 코리아'(World Best 5G KOREA)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겠다"며 "민·관이 힘을 모아 5G 인프라를 조기에 확충, 경제·사회 전반에서 5G로의 전환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유 공동위원장은 "아직은 민간의 리스크가 큰 만큼 정부가 5G 서비스 규제철폐와 마중물 지원을 강화하고, 민·관이 더욱 높은 수준의 협력을 통해 5G 전략의 본격적인 실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통신3사·제조사 반응은…
이같은 정부의 추진 계획에 통신·제조사 등 5G 생태계 구축의 주역들도 저마다 처한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회의에서 "5G를 우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는데 보안도 양자통신 등을 통해 5G에서 최고가 된다면 최초의 의미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SK텔레콤이 양자보안 분야에서 8년가량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창규 KT 회장의 경우 자사보단 국가 경쟁력과 제조사에 대한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황 회장은 "5G 표준은 85%를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어 5G가 제대로 상용화되면 국가 산업에 시너지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가 가장 중요한데 이게 되려면 5G 모듈이 만들어져야 하므로 삼성전자 같은 곳이 적극적으로 개발 해달라"고 주문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5G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선 점을 반영하듯 "5G는 통신망을 넘어 IT 산업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며 "특히 AR과 VR 등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한류 등으로 잠재력이 크므로 이에 대한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이자 통신장비 업체인 자사에 쏠리는 기대감을 의식한듯한 발언을 내놨다.
노 사장은 "5G에서 큰 기술은 한 기업이 담당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와 기업 협력해야 하고, 핵심 인재 양성도 중요하므로 이를 전략위에서 적극 다뤄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전략위는 제1차 실무위 전략위원회 논의 결과와 지속적인 현장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5G+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실행방안을 보완·구체화할 방침이다. 2차 실무 회의는 오는 8월 말 열리며, 2차 전략위는 오는 11월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