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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저가 요금제’ 요청한 정부, 통신사 "시기상조"

  • 2019.11.29(금) 10:50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5G 중저가 요금제 내달라" 요구
통신3사 CEO "망투자로 경영압박"…고민하겠다며 즉답피해

5G 통신 서비스가 시작된지 7개월가량 지났지만, 5G 요금제에 대한 정부와 통신사의 시각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중저가 요금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통신사들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9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파크센터에서 5G 망 투자 확대 및 관련 산업 활성화, 가계통신비 등 통신 분야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과기정통부 장관-통신3사 CEO 간담회'가 열렸다.

29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파크센터에서 '과기정통부 장관-통신3사 CEO 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찬규 KT 회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백유진 기자]

이날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G 이용이 확대되면서 대용량 콘텐츠 유통 활성화와 트래픽 급증이 예상된다"며 "5G 서비스를 다양한 소비자층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중저가 요금제 도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5G 통신망 구축을 위해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중저가요금제 출시가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과 KT의 5G 최저요금제는 월 5만5000원, LG유플러스는 월 4만5000원이다. 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요금제는 통신3사가 공통으로 8만원대부터 시작한다.

통신3사 CEO들은 최기영 장관의 요구에 대해 "중저가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 고민하겠다"면서도 "네트워크 투자에 힘쓰고 있어 경영 압박이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29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간담회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특히 간담회 시작 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5G 가입자가 너무 부족한 상태"라며 "5G 망에 들어간 투자금액을 고려하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통신사들은 5G 요금제에 대한 논의보다는 5G 확산이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내년에도 5G 네트워크에 올해만큼의 비용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5G 커버리지 확보를 위해 통신공동망 구축도 협의하고 있다.

더불어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의 기지국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5G 통신은 3.5~28GHz의 고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굴곡이 적고 전파 반경이 넓은 3.5GHz 대역 통신망으로 5G 환경이 구축돼 있다. 28GHz 대역은 3.5GHz 대역에 비해 대용량 트래픽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5G의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특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28GHz 기지국 설치가 필수적이다.

이날 통신 3사 CEO는 "28GHz 주파수 통신이 가능하려면 기지국과 소프트웨어, 단말기 3박자가 돼야 하는데 기지국은 현재 테스트 중이고 소프트웨어와 단말칩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3사마다 상황은 달라 하반기 설치를 목표로 하지만, 상반기 중 설치가 완료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5G 망 구축에 대한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최기영 장관은 "정부와 국회도 통신3사의 적극적인 망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5G 망 구축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5G 전국망 조기 구축과 세계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며 "실내망과 28㎓ 망 구축을 조속히 추진해 5G 체감 품질을 제고하고 새로운 융합서비스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나아가 통신사들은 AI칩 개발에 정부가 힘을 보태달라는 데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한 통신사 CEO는 "AI칩이 개발돼야 5G 서비스 등 통신서비스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며 "장관께서 해당 분야 전문가인만큼 AI칩 개발에 보다 신경을 써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기영 장관은 치솟는 5G 단말 가격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최기영 장관은 "5G 단말기가 고가의 플래그쉽 중심으로 출시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다양한 가격대의 단말기가 출시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지속 협의해달라"고 짚었다.

현재 5G 단말기 가격은 대당 평균 100만원을 넘어섰다. 출고가 기준 ▲갤럭시S10 5G 139만7000원(256GB), 155만6500원(512GB) ▲V50씽큐 119만9000원 ▲갤럭시노트10 124만8500원(256GB) ▲갤럭시노트10 플러스 139만7000원(256GB), 149만6000원(512GB) ▲갤럭시A90 89만9800원 ▲갤럭시폴드 239만8000원이다.

이에 대해 통신3사 CEO들은 "현재 제조업체에 중저가 단말 개발을 요청 중"이라며 "중저가 단말 출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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