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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구조조정 임박 "대형사도 이름 올릴까?"

  • 2013.07.09(화) 17:50

100대 건설사, 워크아웃 10곳 법정관리 11곳

금융당국의 신용위험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어느 회사가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 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등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100위권 내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곳이 이미 20곳을 넘는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데 금융권에서 옥죄기만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면 그나마 잡고 있는 자금줄마저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 17~20개사 예상..대기업도 '촉각'

 

9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채권은행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워크아웃), D등급(법정관리)으로 분류될 건설사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의 경우 전체 36개사 중 건설사가 17곳이었다. 특히 국내 건설사 중 중동 진출 1호 기업인 시공능력평가 30위권의 삼환기업이 C등급에 포함되면서 충격을 더했다. 이밖에 삼환까뮤, 홍익건설이 C등급을 받았고 나머지는 소규모 시행사들이었다.

 

올해 역시 17~20개 가량이 구조조정에 들어갈 전망이다. 관건은 구조조정의 메스가 20위권 이내의 대형 건설사에까지 닿느냐다. 최근 큰 규모의 적자를 내거나 그룹의 대규모 지원으로 연명하는 업체 등이 이번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권은 그룹 지원에 대한 확약서를 첨부할 경우 C등급에 해당하는 회사라도 등급을 상향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부정책 기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대형 건설사들이 구조조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 100위권내 5곳중 1곳 '구조조정'


[상위 100개사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현황(신청 포함, 자료: 대한건설협회)]


 

현재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은 시평 13위인 쌍용건설과 16위 금호산업이다. 쌍용건설은 1998년 첫 워크아웃을 겪고 2004년 졸업했으나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2월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해 최근 개선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금호산업도 2010년 1월 워크아웃을 신청해 현재까지 뼈를 깎는 고난의 세월을 겪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사 중 현재 워크아웃 중인 회사는 이들을 포함해 10곳이며 법정관리 중인 회사도 11곳이나 된다. 상위 100개사 5곳 중 1곳이 구조조정 중이란 얘기다.

 

구조조정을 마친 100위 이내 기업도 8곳이나 있다.삼환기업은 작년 7월 법정관리를 시작해 올 1월 초고속으로 이를 졸업했고, 풍림산업도 2009년 워크아웃을 시작해 법정관리를 거친 후 지난 4월 채권단 관리해서 벗어났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거친 회사들 중에는 사업과 조직이 크게 줄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경우도 많다. 성우종합건설(108위), 월드건설(130위), 신성건설(157위), 성원건설(187위) 등은 주택 호황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았다.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적지않다. 한솔건설, 대주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 건설업계 갈수록 어렵다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중인 100~200위권 주요 건설사]

 

 

2009년부터 계속된 구조조정에도 건설산업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공사를 수주하기도 어렵지만 수주를 해도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과 토목 중심의 이 회사는 올해 달랑 도로공사 1건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지난 달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건설시장 동향점검 실무대책반 회의' 자료를 보면 올해 4월까지 종합건설사의 48.8%가 수주를 1건도 하지 못했다. 시평 1001위 이하 중소건설사의 무실적 비중은 52.4%였다.

 

51~100위사(10.4%), 101~300위사(11.1%), 301~1000위사(12.3%)의 무실적 비율도 높아졌으며 50위권 이내 중대형사들도 4월까지 누적 수주액이 전년동기보다 60.4% 급감했다. 일감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1분기 대규모 적자로 인한 대형사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하향조정 추세를 고려할 때 건설업 구조조정은 개별 회사의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건설시장 정상화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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