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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재건축]②슈퍼스타? 조합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 2019.12.12(목) 09:05

조합장 역할 부각되며 몸값 상승…성공보수 등은 거의 없어
전문성 갖춘 조합장 늘고 있지만…부정적 이미지에 집 떠나기도

'억대 연봉', '성공하면 아파트가 몇채'

몇년 전부터 주택정비(재건축‧재개발 등)업계에 스타 조합장이 등장했다. 이들은 장기간 표류하던 정비사업 단지를 맡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냈고 조합원들이 만족할만한 지역 대표 아파트로 탈바꿈시켰다.

지금도 각종 규제로 사업추진이 더딘 대형 사업장이 많고, 재건축단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들의 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억대 연봉의 조합장도 탄생하고 있다.

동시에 업계에선 여전히 조합장들에 대한 흉흉한(?) 소문도 돈다. 'OO단지 아파트를 몇채 받았다더라'라는 식이다. 실제 과거 시공사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사례가 적발된 경우도 있다.

최근엔 이런 사례가 흔치 않다는게 관계자들의 얘기지만 조합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실제 아파트 완공 이후에도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하다는 것이다.

◇ 조합장 연봉 1억? 'Yes'

조합장은 조합원을 대표하는 인물로 사업 추진을 위한 인허가 획득 등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많은 업무를 수행할 뿐 아니라 조합장의 능력에 따라 사업추진 속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정비사업은 '시간이 곧 돈'인 만큼 사업속도가 조합장의 능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에는 재건축을 향한 정부의 규제장벽이 높아졌고 갖가지 이유로 20년 이상 제자리걸음인 대형 재건축 사업장이 많다. 이들은 외부에서 스타 조합장을 영입해서라도 하루빨리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 한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조합장들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누구나 알만한 대형 재건축 단지 조합장 연봉은 1억원 수준이라는게 전·현직 조합장들의 전언이다. 조합장의 월급은 조합원 운영비에서 나오기 때문에 총회에서 결정한다.

서울 주요 재건축단지 조합장 출신 A씨는 "10여년 전 조합장을 맡을 당시 연봉 1억5000만원, 판공비 5000만원 정도를 받았다"며 "그 전에 다른 단지에서 사업을 성공한 전례가 있어 다른 단지 조합장보다 3배 가량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새는 대부분 1억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 집이 몇 채? 입주도 못하고 떠나는 사례도

억 단위 연봉 뿐 아니라 조합장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 막대한 인센티브를 받는다는 얘기도 있다. 대놓고 주지는 못하더라도 조합장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뒷돈이나 뒷거래 형식으로 받았다는 소문이 자주 돌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국한된 것으로 정비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 여전히 시공사 선정 과정 등에서 돈이 오고가는 등 비리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전에 비해 조합원들의 감시도 강화됐고 적발되면 처벌 수위도 높아 사라지는 추세라는 게 정비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합장 출신 A씨는 "조합장도 조합원 중 하나로 똑같은 입장이라 성공보수 같은 것은 전혀 없다"며 "다만 극히 일부 조합에서 5억원 미만으로 조합장에게 공식적으로 성공에 대한 인센티브를 준 사례가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대상이어서 3000만원 이상 뇌물 받으면 집행유예 없이 2년 이상 징역을 살아야 한다"며 "예전에는 뇌물 받아 구속되는 조합장들이 있었지만 요새는 주려는 곳도 없고 구조적으로도 받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사업이 마무리되면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고 떠나는 조합장들도 존재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과의 의견 충돌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고 조합장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보니 조합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탓이다.

수도권에서 최근 일반분양을 마친 재건축 단지의 B조합장은 "혹여 조합장이 사업 과정에서 뭐라도 하나 받았다면 조합원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뒷돈을 받지 않았어도) '저 조합장은 얼마나 챙겼을까' 하는 조합원들의 눈총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마무리되면 조합원들 사이에서 평가가 극명히 갈린다"며 "조합장에 불만이 있고 추진 과정에서 계속 갈등을 빚었던 조합원들과 한 단지 안에서 살기 어렵기 때문에 조합장들이 전세를 주거나 집을 팔고 다른 단지로 이사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사진과 본문 기사는 관련 없음.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스타 조합장? 사실은 이렇다

이처럼 조합장의 명과 암은 극명하다. 그럼에도 시공사 선정부터 사업추진 과정에서 많은 이권을 갖고 있어 조합장이 되려는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지금까지 대다수 조합장은 그 단지(혹은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조합원들이 많았다. 이들은 동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세력을 키워 재건축추진위원회를 만드는 등 사업의 중심에서 역할을 했다.

조합장은 통상 표준정관(국토부, 2003년 배포)에 따라 조합원 중에서 일정 기간을 거주한 사람들 대상으로 선정하는데, 세력을 갖춘 인물들이 조합장에 선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정비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전문성이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고 신뢰관계를 쌓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국토교통부는 2016년 1월 도시정비법 개정을 통해 조합원이 아닌 사람도 조합장이 될 수 있는 '전문조합관리인제도' 이른바 'CEO 조합장' 제도를 도입했다.

기대와는 달리 CEO 조합장 제도는 아직 유명무실하다. 막상 외부에서 전문가를 조합장으로 영입하려고 해도 조합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다 조합 내부에도 조합장을 노리는 인물이 많기 때문이다.

정비업계에 스타 조합장이 존재는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다른 재건축 단지 조합장으로 영입되는 경우는 드물다.

조합장 출신 A씨는 "업계에서 전문성을 갖췄다고 소문이 나면서 사업 컨설팅이나 설명회 등을 위해 찾는 곳은 수없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정작 조합장 영입제의를 한 단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조합원 내에서 전문성을 갖춘 젊은 조합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다. 일부 서울 대형 재건축 단지에서는 조합장 선거에 전직 지자체장이나 대형 건설사 임원 등이 후보로 나서 교수 출신 등 경쟁자를 제치고 당선되기도 했다.

B조합장은 "조합장은 사업 규제 등 다양한 변수에도 사업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만큼 외부 영입보다는 조합 내에서 자체적으로 선출하자는 경향이 여전히 짙다"며 "대신 예전에는 일흔이 넘는 어르신들이 조합장을 맡아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조합원들이 전문성을 지닌 젊은 조합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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