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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부터 끄자'…재건축‧재개발 STOP

  • 2020.02.25(화) 10:51

흑석9구역, 한양2차, 신반포2차 등 조합원총회 연기
반포3‧갈현1은 그대로..."개학 이후로 연기 요청"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속도가 생명'인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일단 브레이크를 밟는 분위기다.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 총회나 조합원 설명회를 열면 수 백 명, 많게는 수 천 명이 모이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개최 예정이던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모임은 대부분 취소됐다.

서초구 흑석9구역은 지난 22일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관련 조합원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롯데건설의 설명회 연기 요청으로 미뤘다.

롯데건설은 지난 21일에 조합 측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감염병 확산 방지 및 조합원 안전 확보를 위해 예정돼 있던 조합원 설명회를 연기하고자 한다"며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2017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사 선정 투표 개표 모습. 최근 정비사업 조합들은 코로나 감염을 피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다수 모이는 총회 등을 연기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일몰제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조합들도 일단 '코로나부터 피하고 보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3월 2일부터 서울 정비구역 일몰제를 적용받을 사업지는 총 39곳이다. 이들 조합이 일몰제를 피하려면 총회를 열어 조합설립을 하거나, 소유주의 30%에게 일몰 연장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이에 일부 조합들은 일몰제를 앞두고 이달 중 '벼락치기 총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점점 커지고, 서울시도 최근 각 조합에 총회를 자제하거나 연기하라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일몰제 연장 신청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송파구 한양2차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29일로 예정된 조합설립총회를 잠정 연기하고 일몰제 연장을 신청했다. 신반포2차도 오는 29일 한 번 연기했던 조합설립총회를 다음 달로 연기하고 일몰제 연장을 신청했다.

3~4월에 조합원 총회 등이 예정된 사업장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은평구 갈현1구역의 경우 이달 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현장설명회를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두 번 유찰돼 롯데건설과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데다 조합원 설명회는 참여 인원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갈현1구역 조합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청이나 조합에서 설명회 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조합원 참석 인원이 중요한 조합원 총회(3월 8일) 등과 달리 설명회는 조합원 의무 참여규정도 없고 참가비를 주는 것도 아니라 참여 인원이 얼마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남3구역, 신반포15차, 신반포21차 등도 3월 이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아직까지는 별 다른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코로나 사태에도 '갈 길 가는' 사업장도 있다.

지난 23일 송파구 장미1‧2‧3차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총회를 열고 조합설립에 성공했는데, 이날 15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바 있다. 현장에 조합원의 20%(700명) 이상이 출석해야 조합 설립 신청이 가능해서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도 오늘(25일) 예정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반포3주구는 조합원 수만 1416명에 달해 현장설명회에도 수 백 명의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정비사업 조합이 총회 등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각에선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재건축조합 총회에 확진자가 참석해 조합원 등 총 1565명이 자택에 격리된 사례가 있다. 당시 총회 참가자 중 일부는 연락이 닿지 않아 모니터링이 어려웠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자제할 수 있도록 조합과 구청장에게 공문을 발송했다"며 "가능하면 조합원 종회는 개학(3월9일) 이후로 연기토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몰제 관련해서도 오늘 4개 구청을 불러 확인했더니 정리가 됐다고 하더라"며 "몇 개 사업장 정도만 3월 2일까지 연장 신청 준비중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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