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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뜨거웠던 인천 시흥 등 '비규제지역', 열기 식을까

  • 2020.05.12(화) 15:33

인천 수원 안산 시흥 등 분양권 전매·법인거래 늘자 '규제'
8월 이전 밀어내기 분양에 청약 양극화 심화 우려도

정부가 이번에는 비(非)규제지역을 겨냥했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규제지역과 다를 바 없이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늘렸다.

특히 법인 거래에 대해서는 거래신고서와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제출토록 했는데, 이 역시 비규제지역에서의 활동을 제한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문턱이 낮고 가격대가 낮은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법인 주택 거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개발 호재가 있던 비규제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급격히 식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청약시장 양극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성장관리권역과 지방광역시 도시지역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강화된다. 그 동안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이 아니었다면 청약 당첨 6개월 후에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했다.

이런 이유로 분양권 매매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청약은 물론 분양권 거래 시장에 진입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난 3년 수도권‧광역시 민간택지에서 2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당첨자 4명 중 1명이 전매제한기간 종료 후 6개월 내에 분양권을 매도했다.

올 들어서 이 같은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특히 12.16 대책 발표 후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일시적인 집값 상승과 함께 청약 경쟁률도 높아졌다. 인천과 수원, 안산과 시흥 등이 대표적이다. 인천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251.9대 1에 달했고, '시흥장현 영무예다음'(50대 1),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42대 1) 등도 경쟁이 치열했다.

분양권 전매를 노린 가(假)수요가 청약에 참여하면 해당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했던 실수요자들은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비규제지역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한 이유다.

다만 이번 대책이 시행되려면 '주택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 국토부는 8월까지 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그 이전까지 규제를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급속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직방 빅데이터랩에 따르면 현재 전국 기준 5~8월까지 분양이 예정된 주택 규모는 13만7698가구에 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12월까지 공급 예정인 물량 가운데 약 58%가 전매규제 시행 전 분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사가 규제를 피해 8월 이전에 밀어내기 공급을 실시할 가능성도 높아 제도 시행시기를 앞당겨 투기적 가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청약 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이 높은 곳에는 전매제한 기간이 늘더라도 투자 수요가 참여해 되는 곳만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며 "지방 광역시 등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열기가 다소 식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법인 활동 제약…집값 상승세 꺾일 듯

법인을 설립해 주택 매입에 나선 경우에도 족쇄를 채웠다. 법인 전용 거래신고서를 작성토록 해 법인에 대한 기본 정보와 주택 구입목적, 거래당사자 간 특수 관계를 철저히 따진다.

또 가격과 지역에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토록 해 법인의 자금조달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상거래나 불법행위를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인에 대한 규제 강화는 법인을 활용한 이상거래 등 시장 교란행위를 막는 것과 동시에 비규제지역에서의 활동에도 제약을 주기 위한 조치다. 법인들의 비규제지역 내 주택 매수 비중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이들은 규제지역 내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고가‧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 인상 등 세금부담이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대출‧세제 규제에서 자유로운 법인을 설립해 저렴한 비규제지역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규제로 법인의 활동이 제한되면 최근 과열됐던 비규제지역 집값 상승세도 한풀 꺾일 전망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상적인 자금 조달을 통한 거래는 유지 되겠지만 전반적으로 법인들의 매수세는 위축될 것"이라며 "이들이 주로 활동했던 비규제지역 집값 상승세에도 영향을 주면서 갈수록 상승폭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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